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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서울 빗물터널·지하방수로 2250억 투입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입력 2022.08.25 01:27
수정 2022.08.25 10:04

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2027년 완공 계획

빗물터널·지하방수로 건설시 시간당 100㎜ 폭우 견뎌

내년 상반기 하수도법 개정…상습침수구역 빗물받이 청소 의무 규정

중부지방에 집중호우가 내리고 있는 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여의도한강공원 일대의 수위가 상승해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최근 중부권에 발생된 집중호우로 침수사고와 함께 인명피해가 발생되자 정부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대심도 저류시설(빗물터널), 지하 방수로 등을 짓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홍수예방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2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환경부는 서울 광화문과 강남역 일대에 빗물을 임시로 저장하는 지하 저류시설에 국비를 투입키로 했다.


이 시설은 서울시가 발표한 대책에 포함됐는데, 환경부는 이 사업들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키로 했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 상습침수지역 빗물받이 청소 의무도 부여할 방침이다.


대심도 저류시설은 비가 하수관로 처리용량을 넘어설 만큼 내렸을 때 빗물을 잠시 저장하는 대형 관이다.


광화문 저류시설은 서울 종로구 효자동에서 청계천까지 3.2㎞를 ‘ㄴ’자로 잇고, 강남역 저류시설은 강남역과 한강 3.1㎞를 직선으로 연결한다. 사업비는 각각 2500억원과 35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저류시설이 마련되면 광화문과 강남역 일대는 각각 시간당 100㎜와 시간당 110㎜ 폭우에도 견딜 수 있게 된다.


사업비는 ‘대심도 터널 표준공사비’를 기준으로 산출된 만큼, 실시설계에 맞춰 변경될 수 있다.


정부는 도림천과 대방천 지하 방수로 건설에도 국비를 투입한다. 이들 지하 방수로는 각각 보라매공원과 장승배기역에서 샛강까지로 이어지는 데, 추산 사업비는 3000억원이다. 지하 방수로가 건설되면 시간당 100㎜ 비에도 홍수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광화문·강남역 저류시설 및 도림천·대방천 방수로 건설사업비 중 4분의 1은 국비로 투입되는데, 이들 3개 사업을 합하면 투입되는 국비는 2250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이들 건설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2023년 설계를 시작하고 2027년 완공시킬 방침이다.


환경부는 하수관로와 빗물펌프장 등을 개량하는 예산을 1000억원에서 내년 1493억원으로 증액해 지방 도시침수 취약지구에 먼저 투자하고, 국가하천 정비예산을 3500억원에서 내년 5010억원으로 늘려 지방하천을 국가하천에 편입시킬 계획이다.


환경부는 내년 상반기 하수도법을 고쳐 상습침수구역 빗물받이 청소와 하수관로 상시 준설을 지자체 의무로 규정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빗물받이가 담배꽁초 등 쓰레기에 막혀 무용지물이 되는 일을 막겠다는 것이 환경부의 구상이다. 상습침수구역 빗물받이를 청소하지 않는 등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지자체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빗물이 역류할 때 인명피해를 일으키는 위험 요소로 변하는 맨홀과 관련해선 ‘맨홀 빠짐 안전설비 설치 기준’이 연내 도입되고 설비개선이 추진된다. 대피경보가 내려져도 대피하기 어려운 취약계층 맞춤 지원대책도 추진키로 했다.


정전이 발생한 강남역 일대 거리 ⓒ데일리안 DB

환경부는 도시침수지도와 하천범람지도를 행정안전부 ‘생활안전지도’를 통해 24시간 제공하고, 현재 181개 읍·면·동에 대해 제공되는 도시침수지도를 2025년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날 환경부가 내놓은 대책에 대해 사실상 ‘재탕’ 수준이라며 아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지하 저류시설·방수로 건설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미 발표한 데다,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해온 사업에서 일부 개선된 수준에 그치고 있어서다.


이번 정부의 대책이 서울 중심이라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의 치수 사업에 국비를 투입하는 대신 다른 지역에 투자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주민과 지하시설이 많은 서울 도심을 지나는 대형 관을 건설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광화문·강남역 저류시설과 도림천 방수로의 ‘목표’가 너무 낮다는 지적도 나왔다.


환경부가 상습침수구역 빗물받이 청소를 의무화한다면서도 인력이나 예산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 없어 지자체에 부담만 가중됐다고 지적한다. 취약계층 대피 지원과 관련 인력 확충 방침도 없어 기존 소방공무원과 지방공무원 일을 늘리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수일 기자 (mayshi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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