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 반전 없었다…‘컬리·케뱅’ IPO 추진 고심 깊어져
입력 2022.08.22 11:24
수정 2022.08.22 11:29
상장 첫 날 공모가比 3.04%↓
컬리, 이번주 상장예심 결과 발표
쏘카가 끝내 고평가 논란을 떼내지 못했다. 상장 첫 날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인 ‘대어’ 마켓컬리(이하 컬리)와 케이뱅크(이하 케뱅)의 속내도 복잡해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쏘카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11시15분 현재 시초가 대비 3.04%(850)원 내린 2만7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쏘카의 시초가는 공모가(2만8000)와 동일한 가격으로 형성됐다.
공모 대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시초가 기준 시가총액은 9163억원으로 1조원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 시총 순위도 230위에 불과하다.
IPO 추진 당시 몸값이 2조~3조원으로 평가 받던 것을 생각하면 예상 외의 결과다. 가격이 장외가의 3분의 1수준으로 대폭 낮아졌는데도 투자심리는 개선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쏘카는 IPO를 진행하며 공모가를 낮추고 공모주식수도 줄이며 군살을 빼왔다. 증권신고서 체출 당시 시총은 최대 1조5943억원으로 계산됐으나 수요예측을 거치며 1조원 아래로 내렸다.
그나마 공모가 부근에서 주가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은 이제야 시장 눈높이와 비슷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NH투자증권의 리서치 인공지능(AI)은 상장일 시초가가 보합세를 보일 확률을 90.9%로 예상하며 현재 가격이 적정가 부근이라고 관측했다.
쏘카가 상장일 반전을 맞지 못한 만큼 컬리와 케뱅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몸값을 대폭 줄여야 그나마 ‘연착륙’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사실 쏘카의 상장 강행은 올해 시장 상황을 보면 예외적인 경우다. LG에너지솔루션 이후 현대엔지니어링과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의 공모 대어들은 수요예측 흥행 참패에도 몸값을 고수하며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경우는 수요예측도 전에 IPO에서 발뺐다.
현재 몸값을 고수할 경우 시장 상황상 IPO 흥행에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은 이들이 기존 방침대로 상장을 진행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우선, 컬리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된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이번주 내 상장예비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주주 분쟁 등 결격사유가 없고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 지분 의무보유 확약서를 제출한 만큼 심사 승인이 예상된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앵커에쿼티로부터 2500억원의 프리 IPO 투자 유치를 통해 기업가치 4조원을 인정받은 바 있다. 그런데 올 들어 대내외적 경제 여건 악화로 기업가치는 2조원으로 반토막 났다. IPO에 돌입하면 기업가치 이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상장예비심사 통과 후 증권신고서 제출까지 6개월의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컬리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IPO에서 적정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 재무적 투자자들의 장부상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회사 입장에선 상장 시점에 대한 고심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