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골프 몰라요’ 감동 배가된 한진선 첫 우승
입력 2022.08.22 14:16
수정 2022.08.22 14:16
역대 4번째, 131번째 투어 대회 만에 정상 차지
"KLPGA 선수로서 더 유명해지고 성장하겠다"
투어 대회 130차례 출전에도 우승 경험이 없었던 한진선이 하이원 리조트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에서 깜짝 정상에 올랐다.
한진선은 21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를 뽑아내는 활약을 앞세워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이로써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한 한진선은 유해란, 최예림의 추격을 따돌리고 최종 우승자로 등극했다.
2017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한진선은 이듬해 용평리조트 오픈과 브루나이 레이디스 오픈서 준우승을 기록, 촉망받는 골프 신예로 각광을 받는 듯 했다.
하지만 한진선 앞에는 만만치 않은 프로의 벽이 놓여있었다. 2019년부터 우승은커녕 TOP 10진입도 쉽지 않았고 시드권을 유지하는 선수로 지난 3년을 보냈다.
그랬던 한진선이 슬슬 시동을 건 것은 올 시즌부터다. 특히 최근 페이스는 크게 주목할 만하다.
한진선은 지난달 열린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에서 깜짝 4위에 오르더니 3주 뒤 열린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13위로 페이스를 유지했다. 그리고 일주일 뒤 열린 이번 대회서 그토록 바랐던 첫 승을 거머쥐었다.
KLPGA 투어 대회에서 뛰어드는 수많은 선수들에게 우승이라 함은 극히 일부 선수들에게만 허락된 영역이다.
한진선 역시 지난 130번의 대회를 출전하면서 단 한 번도 주인공이 되지 못했고 131수 만에 정상에 오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최다 출전 우승 부문 역대 공동 4위. 지난 2019년 ADT캡스 챔피언십을 제패한 안송이가 가장 긴 236번째 만에 우승 트로피를 품었고 박소연(166회), 윤채영(156회)에 이어 한진선이 김순희와 함께 역대 공동 4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지녔던 한진선이며, 이를 바탕으로 우승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됐다.
한진선은 우승 후 인터뷰서 “솔직히 독기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속이 많이 타들어 갔다. 누구보다 간절함이 있고 자신도 있었다. 그래서 ‘해내야겠다.’, ‘해내는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며 간절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18번홀 파 퍼트를 남겨놨을 때 드디어 KLPGA 선수로서 더 유명해지고 성장하는 사람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길었던 겨울잠을 깨고 포효하듯 한진선이 대기만성의 아이콘으로 거듭날지 앞으로도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