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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쇄신'·외부 '협치'…尹대통령, 변화 통해 정국 반전 시동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입력 2022.08.22 04:00
수정 2022.08.22 04:46

대통령실 개편 단행…홍보·정책 라인 변화

새 홍보수석 김은혜·정책기획수석 이관섭

文 사저 경호 강화…野 제안 화답 '협치 신호'

일각서 쇄신폭에 아쉬운 반응도…"쇄신은 5년간 계속될 것"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지난 뒤 맞이한 첫 주말 대통령실 내외부에 변화를 가하며 정국 반전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여권 안팎에선 향후 국정 운영 원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발판을 깔았다는 긍정론과 아직은 다소 미흡하다는 부정적 평가가 혼재하는 모습이다.


21일 윤 대통령은 꾸준히 제기됐던 대통령실 내부 쇄신 목소리에 발맞춰 일부 인사·직제의 개편을 단행했다. 우선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됐던 홍보 파트에 대선부터 윤 대통령과 근거리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은혜 전 국민의힘 의원을 소방수로 투입하며 근본적 변화를 꾀했다.


기존 최영범 홍보수석을 '대외협력특보'로 옮겨 측면 지원에 집중시키는 한편 신임 홍보수석에 김 전 의원을 발탁한 것이다. 김은혜 신임 수석이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도 대변인을 역임하는 등 대언론 분야에 특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메시지 혼선' 등 그간 홍보 파트가 드러냈던 문제점을 보완할 적임자라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직제에도 변화를 줬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을 신설해 비서실이나 정책조정기획관에 집중됐던 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정책 혼선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한 것이다.


정책기획수석실 산하에는 내각과의 정책 조율 업무를 할 국정과제비서관, 대통령 일정 관련 업무를 맡을 기획비서관, 대통령의 메시지 관련 업무를 담당할 연설기록비서관이 배치된다. 초대 정책기획수석으로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산업자원통상부차관을 역임한 뒤 청와대 선임행정관으로도 근무하는 등 행정·정무·정책 능력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는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을 발탁했다.


이관섭(왼쪽부터) 정책기획수석, 김은혜 홍보수석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김대기 비서실장의 인선 발표를 듣고 있다. ⓒ뉴시스

내부 쇄신 작업에 임하는 한편 윤 대통령은 야당을 향해 협치 신호를 보내며 향후 국정 운영 기조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극우 성향의 보수 시민단체들이 연일 과격한 시위를 벌여 논란을 빚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 문제와 관련 주변 경호를 강화하기로 한 것이다.


이같은 결정은 지난 19일 이뤄졌던 윤 대통령과 국회의장단 만찬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의 요청이 있은 직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이 모의권총·커터칼 등이 등장하며 사회적 우려를 낳았던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에게 대책 마련을 주문했고, 윤 대통령이 즉각적으로 경호처에 지시를 내려 현장 상황 파악 작업 후 이틀만에 경호 강화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에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최근 윤 대통령·국회의장단 만찬에서 김진표 의장이 제시한 해법을 윤 대통령이 수용해 경호처가 신속히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안다. 윤 대통령과 김 의장에게 감사드린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모처럼만의 훈훈한 광경"이라는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민생이 워낙 힘든 때인 만큼 여야가 힘을 합쳐 어려움을 이겨나가야 한다"는 뜻을 강조했던 윤 대통령이 구체적인 행보를 통해 국정 운영에 대한 차후 협조를 야권에 에둘러 요청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굵직한 국정과제의 이행이 불가능한만큼, 들어줄 것은 들어주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협치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국회의장단 초청 만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대기 비서실장, 윤 대통령, 이진복 정무수석. ⓒ뉴시스

긍정적인 시선 속 본격적인 국면전환까지 이뤄내기 위해서는 변화의 폭이 충분하지 않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특히 대통령실 쇄신 문제에 있어 참모진과 정무 라인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 소폭 개편에 그쳐 아쉽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한 여권 핵심관계자는 "여당 내부에서도 나왔던 변화 목소리에 일정 부분 윤 대통령이 응답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보다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담보한 정무 라인이 그대로 유지된 점은 의문부호가 달린다"라며 "홍보 라인의 변화도 속을 들여다보면 그간의 미숙했던 행보에 '책임'을 지는 사람은 없고, 우선 급한 불부터 끄고 볼 해결사만 투입된 느낌"이라 평가했다.


소폭 개편에 있어서는 민주당도 비판적 메시지를 보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사적 인연을 쳐내라니 더 측근을 임명했다. 당면한 위기를 홍보 부족에서 찾는 것인가"라며 "역시나 '국정 난맥', '인사 실패'라는 국민 지적을 인정하고 싶지는 않은 것"이라 꼬집었다.


대통령실 측은 추가적인 판단에 따라 쇄신 작업은 계속될 것이란 입장이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조직은 늘 '살아있는 유기체'로, 필요에 따라 계속해서 바뀔 수 있다"며 "국정 쇄신은 5년간 계속될 것이다. 지금은 조금 더 생산성을 높이고 비서실이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계속 바꿔나가는 과정이라 판단해달라"고 전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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