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없는 터널'…LCC, 2분기 적자 줄었지만 '부채비율'은 상승
입력 2022.08.17 06:00
수정 2022.08.16 18:56
2분기 영업적자 일제히 줄였지만 당기순손실액은 급증
에어부산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업계, 3분기 즉시 '회복' 기대…"외부 변수보다 여객 수요가 관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끝 없는' 터널을 지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매출을 늘리면서 영업적자 폭을 줄였지만, 당기순손실액은 오히려 늘어났다. 일부 항공사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재무 상태도 더욱 악화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CC들은 올해 2분기에 일제히 영업적자 폭을 축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입국 격리가 풀리면서 국제선 여객이 늘어난 덕분이다. 흑자로 전환할 정도로 사정이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매출이 늘어나면서 영업손실 폭이 줄었다.
제주항공은 올해 2분기 매출액 1262억원, 영업손실 5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68% 늘고, 영업손실은 22% 줄어든 수치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2분기 매출 937억원, 영업손실은 29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65% 늘고, 영업손실은 52억원 줄었다. 에어부산도 영업손실 규모가 전년 동기의 494억원보다 약 78% 감소한 2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72% 증가해 840억원을 기록했다.
진에어는 올해 2분기 매출이 1264억원, 영업손실은 15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9% 증가했고, 영업손실 규모도 전년(488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문제는 영업 적자가 줄었음에도 당기순손실이 늘어나는 등 재무 상태는 더욱 악화됐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2분기에 당기순손실액이 크게 증가했다.
에어부산의 경우 결손금 규모가 489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올 2분기 기준 자본 총계가 -20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기준 부채비율 1432%에서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빠진 것이다. 2분기 영업순손실도 850억원으로 증가했다.
티웨이항공 역시 당기순손실이 전년 동기 304억원에서 446억원으로 46% 증가했다. 다만 8470%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은 지난 4월 12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덕에 부채비율이 987%까지 낮아졌다.
대한항공을 대주주로 두면서 비교적 부채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진에어도 2분기에는 부채 비율이 상승했다. 진에어는 지난해 같은 기간(504억원)보다 당기순손실(287억원)을 줄인 유일한 LCC였지만,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300%에서 2분기 441%로 소폭 증가했다.
제주항공 당기순손실은 564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560억보다 소폭 늘었다. 올해 1분기에 부채비율 920%던 부채비율은 2분기에도 853%로 높게 유지됐다.
다수의 LCC들이 2분기 들어 당기순손실이 급증한 것은 분기 내내 고공행진한 환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사들이 항공기 대여료와 유류비를 달러로 지불하는 만큼, '고환율'은 항공사들의 재무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각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환율이 5% 상승할 경우 약 140억원의 세전순손실을 보게 된다. 티웨이항공은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약 334억원의 세전 순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에서는 부채비율 상승이나 자본잠식이 영업 실적과 무관한 외부 변수로 인해 나타난 결과인 만큼, 3분기에 곧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 항공사는 추가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2분기에는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부분이 반영되지 않아 완전자본잠식으로 나타났지만, 3분기에는 무상감자와 유상증자가 반영돼 완전자본잠식 이슈는 해소될 예정"이라며 "또 하반기에는 방역정책이 추가 완화되고 유가와 환율 하락 등으로 재무 구조 역시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항공사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던 항공유 가격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고정비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유류비 부담이 줄어들면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89.4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재확산이라는 마지막 고비만 넘기면 항공사들은 빠른 속도로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환율이나 유가 등 외부 변수는 언제나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하반기에도 국제선 여객수가 꾸준히 늘어나는지 여부 "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