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尹 취임 100일] ③ 총선까지 남은 600일, 지나온 100일과는 달라질까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8.14 05:00
수정 2022.08.14 01:51

임기 3년차 총선이 최대 시험대

25% 지지율은 선거 치를 조건 안돼

'하고싶은 일' 아닌 '해야할 일' 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인수위원회 해단식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7일로 취임 100일을 맞이한다. 취임 100일 풍경은 '흥겹다'고는 말할 수 없는 분위기다. 한국갤럽이 지난 9~11일 설문한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는 25%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66%에 달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 100일 직무수행 평가를 살펴보면 김영삼 전 대통령이 83%로 가장 높았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이 78%, 김대중 전 대통령은 62%였다. 36.6%라는 저조한 득표율로 당선됐던 노태우 전 대통령도 취임 100일 지지율은 57%까지 올랐다. 반면 윤 대통령은 불과 100일 전에 48.6%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는데, 100일만에 25%로 내려앉았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 25%는 이명박 전 대통령(21%)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은 취임 100일 무렵에 공교롭게도 광우병 사태로 홍역을 겪으면서 일시적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사례다. 이렇다할 휘발성 이슈 없이 지지율이 20%대로 낮아진 것은 이례적인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본지 [尹 취임 100일] ①편과 ②편을 통해 윤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을 살펴봤다. 그런데 외교·안보 정책은 그 특성상 대통령의 지지율을 일시적으로 크게 출렁이게 할 수는 있지만, 안정적인 기반이 되지는 못한다.


조지 W. H. 부시 대통령은 임기 2년차에 벌어졌던 걸프 전쟁을 압승으로 이끌었다. 덕분에 대통령 지지율은 순간적으로 90%에 육박하기도 했다. 재선은 따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그러나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다. 클린턴 캠프의 당시 캐치프레이즈처럼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It's economy, stupid!)'였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0일간 여러 가지 본인이 하고 싶었던 것을 했고, 손을 댄 일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지지율로 연결되지 않은 이유는 손을 댄 일들이 대통령이 '하고 싶은 일'이었지, '해야 하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남북통일 문제가 최대 관심사였다. 1971년 첫 대선에 도전할 때부터 남북 문제를 정책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막상 대통령이 됐을 때에는 외환위기로 인해 나라가 IMF(국제통화기금)의 관리 체제로 넘어간 직후였다.


김 전 대통령은 당장이라도 남북대화에 나서고 싶었지만 일단 외환위기 극복에 주력했다. IMF 관리체제를 조기졸업할 수 있다는 게 분명해지자, 그 때 남북정상회담에 나섰다. 조기졸업에만 연연해 우리 경제의 근본적 구조조정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있지만, 40년 정치인생 동안 대통령이 되면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을 꾹 참아내고 당장 해야하는 일부터 했던 점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높은 정권교체 여론을 등에 업고 대선에서 당선됐다. 정권교체 여론은 문재인정권의 부동산 정책 파탄 등으로 경제가 망가졌기 때문에 높아졌다. '경제를 살리라'는 게 국민의 명령이었다고 한다면, 지난 100일 동안 이 명령 수행에 얼마나 충실했는지는 진지하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정치권에서는 "두 달만 지방선거가 늦게 치러졌더라도 백수 될 사람들 많았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돈다. 6월 1일에 지방선거가 치러졌기에 망정이지, 지방선거가 8월 1일이었다면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 추론하기가 쉽지 않다. 25%라는 대통령 지지율은 집권여당이 정상적으로 선거를 치를 수 없는 조건임에는 분명하다.


당장 내년 봄에 재·보궐선거가 있고, 임기 3년차인 2024년에는 총선이 '중간평가' 격으로 실시된다. 지난 6·1 지방선거 때에는 국민의힘이 광주·전남·전북에 모두 후보를 내서 선거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 15% 이상을 득표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과연 내년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도 그런 모습이 재연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할 일이다. 갤럽 설문에서 윤 대통령의 광주·전남북 지지율은 12%였다.


윤 대통령 임기의 분수령이 될, 가장 큰 시험대인 2024년 총선까지는 이제 약 600일이 남았다. 지금까지 걸어온 100일의 여섯 배에 해당한다.


갤럽에서 직무수행을 긍정평가하는 응답자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설문한 결과를 보면 △응답 거절이 20%로 가장 높고 △"열심히 한다"가 15% △"전반적으로 잘한다"가 7% △"부동산 정책"이 5%였다. 반대로 직무수행을 부정평가한 응답자들이 꼽은 이유는 △"인사 실패" 24% △"자질 부족" 14% △"재난 대응 미숙" 6% △"독단적이고 일방적" 6% 등이었다.


총선까지 약 600일 동안 긍정평가의 이유가 좀 더 구체화돼야 한다. 부정평가에서 구체적으로 적시된 인사 실패나 재난 대응 미숙 등은 재발하지 않도록 극복해내야 한다.


본지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두고 윤 대통령이 지난 100일간 보여줬던 강점(Strength)과 약점(Weakness)을 살펴보고, 총선까지 향후 600일간 예상되는 기회(Opportunity)와 위기(Threat)를 진단한다. 이는 [尹 취임 100일] ④편부터 ⑦편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