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이사회서 SKT 빠졌지만…혁신 동맹은 ‘현재진행형’
입력 2022.08.10 14:40
수정 2022.08.10 14:46
독자적 경영·사업 진행 가능
하나금융 100% 자회사 편입
금융·통신 데이터 협업 강화
하나카드 이사회 구성에서 SK텔레콤이 빠지게 되면서 독립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하나카드가 하나금융그룹에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다. 그럼에도 양사가 디지털 혁신 동맹을 더욱 강화하기로 하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지난 1일 지배구조 내부규범 개정을 공시하고 이사회 구성에서 SK텔레콤 추천 조항을 삭제했다. 그동안 합병, 분할, 회사 영업 사항에 대해 SK텔레콤에서 지명한 이사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했지만 앞으로는 하나카드 독자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하나카드가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 데 따른 조치다.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달 22일 하나금융은 하나카드의 주식 3990만2323주(3300억원)를 취득하며 하나카드에 대한 지분비율 100%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완전자회사 편입 및 전략적 협업 강화를 위한 것으로, SK텔레콤이 하나SK카드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지 12년 만이다.
하나카드 출범 당시 지분율은 하나금융이 51%, SK텔레콤이 49%에 달했다. 하지만 2014년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합병하면서 SK텔레콤의 지분율은 15%로 낮아졌다.
이어 지난달 22일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함에 따라 SK텔레콤은 하나카드 지분 15%를 하나금융에 매각하고, 3.09%(약 3300억원)의 하나금융 지분을 매입했다. 반면 하나카드는 SK텔레콤 지분을 684억원어치 취득하고 SK텔레콤이 보유한 SK스퀘어 지분 76만7011주(지분율 0.54%)를 315억원에 가져왔다.
양사의 지분 맞교환은 신용카드사업을 넘어 금융, 통신, 커머스, 미디어 등 전방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이는 곧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SK텔레콤이 부동의 1위 통신 사업자인데다 인공지능, 메타버스 분야에서도 적극 투자하고 있는 점이 이번 협업의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금융권은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에 하나금융 계열사인 하나카드를 비롯해 은행, 보험 사업을 결합한 메타버스 은행도 선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양사 간 동맹강화로 SK텔레콤 고객 데이터를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 등 마케팅 차원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나카드는 올해 상반기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건전성 지표는 개선됐지만 충당금을 많이 쌓은 영향이다. 다만 모회사의 적극적인 디지털 전환과 SK텔레콤과의 협업이 향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로 이어져 수익성 향상을 이끌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현재 지급경제 중심의 금융 생태계 확장에 집중함에 따라 이달 말 하나카드 앱 서비스를 종료하고 간편결제 서비스인 ‘원큐페이’ 앱으로 일원화하기로 한 상태다. 원큐페이를 그룹 대표 간편결제 서비스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SK텔레콤과의 지분 교환과 이사회 변화는 오히려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신호”라며 “향후 하나카드와 SK텔레콤이 보유한 금융 및 통신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등 긴밀하게 협업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