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페이앱으로 뭉친다…빅테크에 ‘견제구’
입력 2022.08.09 14:09
수정 2022.08.09 14:12
토스·카뱅·쿠팡 출사표에 긴장
일원화로 소비자 편의성 개선
카드사들이 점점 심화되는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존 카드앱 서비스를 종료하고 페이앱 플랫폼 통합을 서두르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사방으로 흩어진 플랫폼을 일원화해 고객 편의성 높이고 선제적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이달 말 하나카드 앱 서비스를 종료하고 간편결제 서비스인 ‘원큐페이’앱으로 일원화한다. 따라서 오는 9월부터는 하나카드앱을 내려받을 수 없게 된다. 이미 원큐페이로 기능적 통합이 이뤄졌기 때문에 불필요한 구앱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하기로 한 것이다.
원큐페이에는 기존 서비스와 함께 제로페이 모바일 온누리 상품권 구매와 상품권 QR결제 기능을 추가했다. 모회사인 하나금융은 원큐페이를 그룹 대표 간편결제 서비스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과 신한카드는 오는 10월 기존 신한카드 앱 서비스를 종료하고, 신한플레이 앱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기존 간편결제 플랫폼인 신한페이판을 신한플레이로 개편한 바 있다. 신한플레이는 안면 인식 결제 기능, 제휴사 통합 멤버십, 신분증과 인증 등 월릿 서비스, 고객 맞춤형 등 통합 생활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고객 간 상호 소통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도 추가했다.
KB국민카드도 자사 플랫폼인 KB국민카드, KB페이, 리브메이트 앱을 간편결제 KB페이로 일원화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1월부터 KB국민카드는 KB페이를 통해 카드 앱 주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KB페이 머니, 더치페이와 함께 증권 서비스 등 자산관리 기능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해 6월부터 우리 WON카드와 페이 앱을 하나로 통합한 우리페이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페이는 기존 카드 서비스에서 페이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어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또 우리은행 계좌 등록을 통해 국내는 물론 중국·동남아시아 등 해외서도 이용 가능하도록 했다.
이밖에 롯데카드는 디지로카앱을 통해 결제와 카드·비금융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으며 삼성카드는 오는 12~13일 서비스 앱을 대폭 개편할 예정이다. 현대카드는 금융서비스와 결제 기능을 현대카드 앱에 모아서 제공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들의 간편결제 시장 진출에 이어 최근 토스, 카카오뱅크, 쿠팡까지 여신전문금융업에 출사표를 던진 만큼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페이앱 일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그동안 분산됐던 여러 앱을 통합함으로써 소비자 편의성 증대와 고객 선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친다.
그러나 단순 페이앱 플랫폼 통합만으로는 빅테크와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페이앱 이용 중 서비스가 먹통이 되거나 느려지는 사례가 빈번해 소비자들의 불편도 다수 이어지고 있어 빅테크 페이앱 보다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빅테크들이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어 카드사 역시 페이앱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 같은 움직임은 전 금융권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꾸준한 앱 개선으로 소비자들의 편리한 페이앱 활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