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화이부동 中협력 모색"…왕이 "평등 존중 견지 내정간섭 말아야"
입력 2022.08.10 04:36
수정 2022.08.09 23:36
박진 '첫 방중'…韓中외교장관회담
박진 "北 도발 대신 대화 선택토록 中 건설적 역할 해주길"
왕이 "윈윈 견지해 안정적 원활한 공급·산업망 수호해야"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수교 30주년을 맞아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양국이 상호존중에 기반해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협력적 한중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과 왕 위원은 이날 오후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지모(卽墨)구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1시간 40여 분간 비교적 소수 인원이 배석한 소인수 회담을 마친 뒤 확대회담에 들어갔다.
그는 확대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국익과 원칙에 따라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으로 중국과의 협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며 "양국이 '인류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입각해 자유·평화·번영을 위한 상생협력을 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지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전례 없이 위협받고 있다"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일관된 원칙에 기초해 도발엔 단호히 대응하고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둘 것이라며 "북한이 도발 대신 대화를 선택하도록 중국이 건설적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아울러 "국제사회는 지금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며 그간 밀접한 경제관계를 발전시켜 온 양국이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등을 통해서 새로운 도전들을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위해 한중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서 최고위급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편리한 시기에 시진핑 주석님의 방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왕 위원도 양국 수교 30주년을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는 공자 어록을 인용해 "비바람에 시련을 겪어온 중한관계는 당연히 더 성숙하고 더 자주적이고 더 견고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위원은 또 확대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지금까지 성공을 이룩해 온 유익한 경험을 정리하고 양국관계의 큰 국면을 잘 파악해야 한다"며 "미래 30년을 향해 중한 양측은 독립자주를 견지하고 외부의 장애와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린우호를 견지해 서로의 중대 관심사항을 배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윈윈(Win-Win)을 견지해 안정적이고 원활한 공급망과 산업망을 수호해야 하고, 평등과 존중을 견지해 서로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다자주의를 견지해야 한다"며 이 다섯 가지가 "중한 양국 국민 뜻의 최대공약수이자 시대적 흐름의 필연적 요구"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과 왕 위원의 대면 회담은 지난달 초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의 첫 대면 회의 이후 두 번째다.
이날 회담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인수회담장에 먼저 도착한 왕 위원은 한국 취재진에게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라며 인사를 건네고, 한국어로 할 줄 아는 말이 한마디 있다며 "한식 좋아요"라고 하는 등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박 장관이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왕 위원의 방한을 희망하자 왕 위원은 "짜장면을 먹으러 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장관이 "한국을 방문하시면 저와 같이 북한산에 등산도 하시고, 제일 맛있는 짜장면을 드시면 좋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