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젊음의 해방구”…폭염도, 폭우도 막지 못한 청춘들의 ‘록 스피릿’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2.08.08 08:20
수정 2022.08.08 08:21

3년 만에 열린 ‘2022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8월 5~7일까지 사흘간 총 13만 관객 운집

지난 5일, 뜨거운 뙤약볕 아래 긴 대기행렬이 이어졌다.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서도 관객들의 얼굴엔 상기된 모습이 역력했다. 3년 만에 ‘펜타포트’를 찾았다는 직장인 김희연 씨는 페스티벌을 즐기기도 전에 옷이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오랜만에 해방된 기분이다. 이게 바로 록 스피릿 아니겠냐”며 무대에서 들려오는 음악에 연신 몸을 흔들었다.


대한민국 대표 록 페스티벌인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3년 만에 대면으로 진행됐다. 지난 2년간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행사로 대체됐다. 인천시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에서 열린 이번 페스티벌에는 첫째 날 3만5000명, 둘째 날 5만명, 셋째 날 4만5000명 등 사흘간 총 13만명이 몰렸다. 이는 역대 펜타포트 페스티벌 중 최다 관객 수다.


올해 페스티벌은 메인 무대인 ‘KB 페이 스테이지’와 ‘카스 스테이지’ ‘인천 에어포트 스테이지’까지 총 3개의 대형 스테이지가 마련됐다. 사흘간 각각의 무대에는 크라잉넛, 넬, 선우정아, 이무진, 유라, 적재, 잔나비, 자우림, 이디오테잎. 체리필터, 새소년, 비비, 우효 등 국내 뮤지션은 물론 재패니즈 브렉퍼스트, 데프헤븐, 크랙샷, 뱀파이어 위켄드 등 국내외 뮤지션 53개팀이 올랐다.


아티스트들의 뜨거운 무대도 압권이지만 무대를 함께 즐기는 관객들의 모습은 장관을 연출했다.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건 휘날리는 십여 개의 깃발이다. ‘희노애락앤롤’ ‘락페가 장난이야? 놀러왔어?’ ‘나락도 락이다’ ‘지속가능한 덕질’ ‘건강하고 효도하자 내일부터’ 등 다양한 메시지를 내건 깃발 군단은 펜타포트의 상징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관객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기 위한 다양한 코스튬 의상을 입고 무대를 즐겼고, 이른바 ‘떼창’도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또 공연장 뒤쪽에는 슬램(몸을 부딪히며 공연을 즐기는 행위) 구역이 만들어졌고, 관객들은 앞사람의 어깨에 손을 올린 채 기차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청춘들이 열정으로 공연을 즐기는 한편, 돗자리 혹은 텐트존에는 가족 단위의 관객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9살과 11살 두 아이와 함께 텐트존에 자리 잡은 한 부부는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과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없었는데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오랜만에 밝은 에너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함께 오게 됐다”면서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막상 와보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공연장 곳곳에는 주최 측의 안전, 환경을 위한 고민도 엿보였다. 많은 페스티벌에서 음식을 일회용기에 판매하는 것과 달리 펜타포트는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 나눠주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다회용기에 담긴 음식을 가져와 먹은 뒤 공연장 여러 곳에 마련된 식기반납소에 빈 용기를 반납하는 식이다.


특히 주최 측은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열리는 대규모 페스티벌인 만큼 모든 입장객을 대상으로 발열 체크와 소독, 장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행사장 한쪽에는 발열 등 의심 증세가 있는 관객을 위한 자가진단 부스도 마련됐고 행사장에는 마스크 6만장이 비치돼 원하는 관객은 새것으로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전문 경호 인력과 자원봉사자 등 440여 명을 현장에 배치했고, 의료·소방 인력 30명도 뒀다.


그러나 더운 날씨 탓에 마스크를 벗는 관객들이 속속 발생했다. 특히 공연을 즐기는 중에는 관객석 방향으로 물폭죽이 연달아 터지면서 젖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함성을 지르거나, 아예 마스크를 벗고 뛰노는 관객들도 있어 우려를 사기도 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