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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다누리 우주로…北, 위성 가장해 ICBM 도발할까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2.08.06 04:00
수정 2022.08.06 10:27

'이중기준 철회' 요구 일환

軍 "北, 화성-17형 재발사 준비"

우리나라 첫 달궤도선 다누리(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5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의 '팰컨 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되고 있다. ⓒ스페이스X/뉴시스

한국의 첫 번째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KPLO·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순항 중인 가운데 북한의 '맞대응'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국이 독자 개발한 누리호(KSLV-Ⅱ)에 이어 다누리까지 성공적으로 쏘아 올린 만큼, 북한이 '이중기준 철회' 요구를 거듭하며 도발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정철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지난 1일 '김정은 정권의 대내외 전략'을 주제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일본 게이오대 한반도연구센터가 공동 주관한 웨비나에서 "북한이 핵실험으로부터 상황(도발)을 전개할 것 같지는 않다"며 "군사정찰 위성에 가장 큰 방점을 두지 않을까 싶다. 한국의 누리호라든지 한국의 달 탐사선과 같은 우주전략에 대한 북한의 이중기준론과 관련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북한이 대화재개 조건으로 제시해온 이중기준 철회를 명분 삼아 위성을 가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국방부는 지난달 국회 업무보고에서 북측이 "신형 액체추진 ICBM(화성-17형) 재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및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지난 6월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항공우주연구원/뉴시스

장거리 미사일인 위성과 ICBM은 모두 탄도미사일 기술이 적용되며, '머리'에 위성을 탑재하느냐 탄두를 탑재하느냐 정도의 차이를 가질 뿐이다.


북한은 국제법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라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금지돼있어 위성 발사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북측은 대외선전매체 등을 동원해 '한국 위성은 평화적 목적, 북한 위성은 도발인 이유가 무엇이냐'며 반발해왔다. 국제법을 거스르는 북한과 비확산 체제 모범국인 한국을 동등히 간주해달라는 억지주장을 펴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3월 이중기준 철회 논리를 근거로 군사정찰 위성 개발 명분의 신형 ICBM(화성-17형)을 연거푸 쏘아 올린 바 있기도 하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시험발사 되는 모습 ⓒ조선중앙TV
"ICBM 관련 유엔 제재 시도에
핵실험으로 대응할 듯"
군사합의 존폐 위기 놓일 수도


북한이 도발을 재개할 경우 국제사회는 추가 제재 등으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이 교수는 "군사정찰 위성과 관련한 북한 행동(도발)에 대해 유엔이 (추가 대북)제재를 시도할 경우, 북한의 2차적 대응이 핵실험 등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9·19 남북 군사합의 존폐 문제가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전략도발이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한다'는 군사합의 정신에 반하는 만큼, 국내적으로 합의 파기 필요성이 대두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각종 도발 및 작전계획 변경이 "군사합의 정신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온 바 있다. 통일부는 '대북정책 3원칙' 중 1번째 원칙으로 '일체의 무력도발 불용'을 내세운 상황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군사합의가 북한에 유리하기 때문에 파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면서도 "군사정찰 위성, 핵실험 등과 같은 대전략의 갈등 속에서는 군사합의 유지가 무의미한 상황으로 전망하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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