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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한일전 참사, 정몽규 회장이 또 사과해야 하나 [김평호의 인상팍!]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2.07.30 07:00
수정 2022.07.30 20:07

지난해 3월 한일전 패배로 정몽규 회장 사과, 이후 1년 4개월 만에 또 한 번 참사

전 연령대에 걸쳐 일본에 4연속 0-3 패배, 협회가 구체적인 대안 제시해야

일본에 0-3으로 패한 한국남자대표팀. ⓒ 대한축구협회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지난해 3월 일본과 평가전에서 0-3이라는 충격적인 스코어 차이로 패했다.


당시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나폴리) 등 주력 선수들이 불참한 가운데 유럽파가 총출동한 일본을 상대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사실상 1.5군급 전력이 나서기는 했지만 한일전서 3골차 패배는 국민정서랑 용납할 수 없는 참혹한 결과물이었다.


결국 한일전 참사를 겪은 바로 다음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이례적으로 대국민 사과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로부터 1년 4개월 뒤, 남자축구대표팀은 또 다시 일본을 상대로 0-3 패배를 기록했다. 결과는 물론 유효슈팅도 단 1개 밖에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패배였다.


지난해 한일전 참사로 위기를 겪은 벤투호는 공교롭게도 정몽규 회장의 사과 이후 이어진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순항하며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특히 최종예선에서는 11년 만에 이란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성과도 있었다.


정 회장의 사과가 있고 난 뒤 대표팀이 순항했기 때문에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그가 또 한 번 사과를 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법하다.


하지만 그 때와 현재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한국 축구는 벤투호가 1년 4개월 전 참사를 겪은 것을 시작으로 전 연령대 대표팀에 걸쳐 일본에 4연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 6월 U-16(16세 이하) 대표팀이 일본에서 열린 친선대회에서 일본을 만나 0-3으로 패했고,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일본에 0-3으로 패했다.


벤투호가 동아시안컵에서 참사를 겪으며 일본에 4경기 연속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스코어 차이만큼 당연히 경기 내용도 일방적으로 밀렸다. 축구협회장의 사과로 단순하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


위기의 한국 축구는 정몽규 회장의 사과가 아닌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 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는 현재 위기에 놓여 있다.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손흥민을 앞세워 월드컵 16강 진출을 기대하는 분위기와는 별개로 미래에 대한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과거 일본은 축구에서 한국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역대 전적에서도 42승 23무 16패로 한국이 일방적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맞대결에서는 6승 7무 6패로 팽팽하다. 최근 일본이 2연승을 거두면서 분위기는 이미 한국을 넘어섰다.


프로팀 숫자, 유소년 등록선수 등 축구 인프라에서 한국 축구는 일본에 밀린지 오래고, 그 격차가 축구 실력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제는 축구협회장의 사과가 아닌 구체적인 대안 제시가 나와야한다. 대한축구협회가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대로 그리고 있는지 답해야 할 때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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