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0-3' 한일전 대패 속수무책, 벤투 명장 아니다
입력 2022.07.27 21:26
수정 2022.07.28 08:24
동아시안컵 일본과의 대결에서 0-3 완패..지난해 요코하마 참사 소환
경기력도 투지도 일본에 밀려..벤투 감독 와르르 무너지는 팀 앞에서 무기력
한일전에서 질 수는 있어도 또 이렇게 질 수는 없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7일 일본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일본에 완패했다. 한국은 2승 1패로 대회를 마쳤고, 2승 1무를 기록한 일본에 우승을 내줬다.
동아시안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기간에 열리는 대회가 아니다. 따라서 소속팀의 차출 의무가 없다.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 등 유럽파들이 합류하지 않은 이유다. 일본 역시 상황은 같다.
그래도 한국이 선수 구성상 일본에 우위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A매치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짠 일본과 달리 벤투호는 조규성, 나상호, 김진규, 권창훈, 엄원상, 권경원, 김진수, 박지수, 조유민, 김문환까지 국내파 최정예를 가동했다.
경기 결과는 고개를 들 수 없는 참패였다. 2승을 거둔 한국은 일본과 비기기만 해도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었지만, 우승은커녕 지난해 3월 요코하마에서 당했던 굴욕적인 패배(0-3)를 소환했다. 당시에도 감독은 벤투였다.
이날 전반 시작부터 불안했던 한국은 골키퍼 조현우 선방과 골대가 실점을 막았다. 간신히 0-0으로 전반을 마친 한국은 후반 들어 무려 3골을 내줬다. 몸을 날리며 막은 조현우의 선방도 계속될 수 없었다. 후반 3분 첫 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18분 코너킥 때 실점했다. 2골을 잃으며 전의를 상실한 한국은 후반 26분 무기력하게 세 번째 골을 얻어맞았다.
과연 한일전을 치르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주요장면에 담을 만한 공격 작업도 찾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일본의 압박이 강한 것도 아니었다. 볼 컨트롤 능력도 떨어졌고, 유기적인 플레이도 이뤄지지 않았다. 일본 선수들에 비해 체력도 투지도 떨어졌다.
벤투 감독은 여러 선수를 교체하며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전술적인 타개책을 전혀 내놓지 못했다. 끌려가는 어려운 상황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제시하며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 명장의 몫이다. 적어도 이날 만큼은 벤투 감독도 명장이 아니었다.
친선전이었지만 홈에서 당한 브라질전 1-5 완패와 두 차례 연속 한일전 0-3 대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벤투 감독이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를 슬기롭게 이끌 수 있을지 의구심마저 커지고 있다. 와르르 무너질 때 속수무책이라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는 희망이 없다. 날카롭게 쏟아질 질문과 따가운 질타에 벤투 감독이 어떤 식으로 반응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