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상반기 수출액 280억 달러…사상 최대
입력 2022.07.26 11:00
수정 2022.07.26 10:59
정유사 석유제품 수출액 279억5600만 달러…2012년 이후 10년 만 최고치
원유도입액 중 60% 이상 수출로 회수…무역수지 개선에 기여
올해 상반기 정유업계 수출액이 약 280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다음으로 주요수출품목 2위에 오르는 등 수출경쟁력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대한석유협회는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액이 279억 5600만 달러를 기록,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26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97.6%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460억 달러에 달하는 원유도입액중 약 61%를 수출로 회수한 셈이어서, 국가 무역수지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도 평가된다.
이번 상반기 수출액은 역대 상·하반기를 통틀어 최고치로,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출단가 상승과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회복 및 석유수요 증가에 맞춰 호주, 필리핀 등에 전략적으로 수출물량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단가는 전년동기 대비 75% 증가한 배럴당 126.6 달러, 수출물량은 2억2090만 배럴로 전년 대비 13% 늘었다.
이중 경유 수출단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 불안으로 135.2 달러를 기록했다. 항공유는 글로벌 항공수요 증가로 수출액이 171.3%, 수출량은 40% 늘었다. 항공유 최대 수출국은 미국이다. 지난달 미국교통안전청(TSA)이 발표한 상반기 미국 공항 이용객수는3억569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늘었다.
석유제품 수출단가에서 원유 도입단가를 뺀 수출 채산성도 글로벌 정제마진 개선에 따라 배럴당 24.8달러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석유제품 수출액 기준 톱5 국가는 호주(16.2%), 싱가포르(12.2%), 미국(9.3%), 필리핀(9.0%), 중국(8.6%)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지난해까지 최대 수출 대상국이었으나, 작년 6월 이후 중국 정부가 경순환유(LCO)에 소비세를 부과한데다, 올 상반기 상하이 봉쇄 조치 장기화 등에 따라 중국내 석유 수요가 감소한 여파로 대중국 수출이 급감했다.
반면 호주는 지난해 동기간 5위에서 단숨에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올라섰다. 이는 2020년~2021년 호주내 전체 정제설비 중 50%가 폐쇄되는 등 석유제품 수입이 불가피 한 상황에서, 국내 정유사가 전략적으로 호주향 수출을 늘려 나갔기 때문이다.
필리핀의 경우 전년 동기 8위에서 올해 4위로 순위가 껑충 뛰었다. 이 기간 수출액은 25억 달러로 433%나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필리핀이 러시아로부터 도입하던 경유 등의 유류가 최근 러시아 제재 등으로 도입이 어려워져 수입선을 국내 정유사로 대체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하반기 석유제품 수출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인한 수요 감소, 정제마진 축소 및 유가 하락 등으로 호조를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내 정유업계는 고유가와 전 세계적인 석유수급 불안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제품 공급으로 국내 수급안정에 기여할 뿐 아니라 수익성이 높은 해외시장에도 적극 수출해 우리나라 석유산업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며 “하반기는 세계 경기침체 및 코로나 재확산 등 수출시장 불확실성 요소가 상반기 보다 클 것으로 예상되나, 정유업계는 우수한 정제역량을 바탕으로 계속적인 고품질 제품 생산 및 수출지역 다변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