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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맵 정규직 보험설계사 해촉…실패로 끝난 인슈어테크 실험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입력 2022.07.26 06:00
수정 2022.07.25 14:29

"수익성 이유로 대면영업 중단"

금소법 타격에 수익 모델 '휘청'

보맵파트너의 설계사 소개 포스터. ⓒ보맵파트너

인슈어테크 기업 보맵이 최근 자회사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정규직 설계사들을 모두 내보냈다. 보험업계에서 정규직 설계사 채용 모델이라는 혁신을 시도했지만, 수익성 한계에 부딪히면서 실험을 중단한 것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맵의 GA인 보맵파트너는 최근 소속 정규직 보험설계사들을 전부 해촉하고 대면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GA란 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보험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대리점을 뜻한다. 보맵파트너는 디지털 GA로, 5개 생보사와 13개 손보사의 보험 상품을 취급한다.


보맵파트너는 불과 석 달 전까지만 해도 설계사 추가 채용을 진행하며 대면 채널 확장 의지를 내비쳐 왔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 채널로만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맵파트너는 지난 4월 정규직 설계사인 '보험요원'들을 기존 15명에서 최대 30명까지 늘린다며 공고를 낸 바 있다.


보맵 관계자는 "대면 영업을 언제 재개할지는 미정"이라며 "정규직 설계사 모델 중단은 수익성, 효율성을 포함한 다양한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보맵파트너의 정규직 설계사인 보험요원은 데이터 분석내용과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험요원은 주 5일 근무를 조건으로 입사 1년차 기준 3600만~60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기본급은 300만원, 인센티브는 최대 200만원이다.


대부분의 설계사는 보험사 혹은 GA와 개인 도급계약을 맺고, 매달 상품가입 건수 등 자신의 보험계약 체결 성과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는 구조다.


보맵파트너는 채용 당시 정규직 설계사 제도를 통해 보험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고객에 필요한 보험을 보장, 분석하는 전문가를 통해 불편을 줄이고 계약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정규직 모델과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상담을 해주는 보맵파트너 설계사는 차별화된 시도로 인식됐다.


업계에서는 애초 정규직 설계사 모델에 회의적이었다. 수수료와 인센티브 등에 익숙한 위촉직 설계사와 달리, 기본급이 보장된 설계사들의 경우 적극적으로 계약 체결에 나설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토스 자회사 GA인 토스인슈어런스도 2018년 출범 당시 정규직 설계사 모델을 내세웠다가 올해 초 전부 위촉직 설계사 제도로 변경했다. GA 피플라이프도 정규직 설계사 점포 '보험클리닉'을 운영했지만 올해부터 설계사 수를 대폭 줄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맵파트너가 3개월 만에 실험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적인 이유로 모회사인 보맵의 수익성 악화를 꼽는다. 맞춤형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로 자리잡았던 보맵은 지난해 10월 금융소비자법 이후 핵심 서비스를 중단하게 됐다. 금융당국이 보험을 비교하고 추천하는 서비스를 중개행위로 엄격히 판단하면서다.


마이데이터 사업자인 보맵은 현행법상 중개업을 겸업할 수 없다. 또 금소법상 중개업자의 재위탁도 금지돼, 보맵파트너로부터 위탁받아 비교·추천 서비스를 할 수도 없다. 수익 모델이 흔들리면서 보맵은 당시 직원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핀테크업계 관계자는 "인슈어테크 기업들의 핵심 서비스가 보험 비교·분석인만큼, 금소법으로 수익에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정부가 마이데이터업과 중개업 겸업 허용 등 새로운 시도를 장려해야 인슈어테크 기업도 자리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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