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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차 흥행질주" 현대차, 10兆 영업익 고지 넘을까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2.07.25 14:38 수정 2022.07.25 14:38

고부가 차량 위주 생산·판매단가 인상으로 하반기 이익 개선 기대감

기아도 연간 영업익 7兆로 역대급 실적 예고…경기침체 따른 수요 부진은 '경계'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 전경. ⓒ데일리안 DB.

현대자동차가 올해 영업이익 10조원 고지를 넘어설 수 있을까. 고부가가치 차량 위주의 생산 배정과 판매단가 인상 정책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린다.


특히 국내 미출고차량만 64만대에 달하는 등 시장 수요가 여전히 높은 상황으로, 연간 경영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상존하는 만큼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추정치)는 9조9058억원이다. 지난해 6조6789억원과 비교해 3조원 이상 높은 수치로, 컨센서스를 충족할 경우 역대급 실적이 예상된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한 부품 공급 부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러시아 공장 가동 차질 등 악재 속에서도 상반기 영업이익 4조9087억원, 매출액 66조2985억원을 기록해 하반기 기대감을 크게 높였다.


글로벌 판매가 다소 감소하더라도 제네시스, SUV 등 고수익 차량 판매 비중이 높게 유지된다면 3·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경우 연말 목표 달성도 긍정적이다. 현대차는 ‘2022년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통해 올해 매출액(연결) 성장률 전년 대비 13~14%, 영업이익률 5.5~6.5% 목표를 제시했었다.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4.9%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7.4%를 나타냈다. 글로벌 시장이 급격한 침체로 돌아서지만 않는다면 목표치 초과 달성도 기대해볼 만하다.


다만 업계는 글로벌 환경이 녹록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지만은 않는다. 원자재 가격 상승, 코로나19 재확산,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 인상 등이 겹치고 있어 얼마든지 수요 위축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의 경우, 차체에 주로 쓰이는 자동차 강판이 상반기에만 t당 15만원 올라 고정비 부담이 전망된다. 철강사들은 하반기에도 차강판 가격 인상을 주장하는 상황으로, 추가 부담 우려가 예상된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역시 소재 가격 상승으로 당분간 인상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리튬, 니켈 등 주요 소재 가격은 최근 약세로 돌아섰지만 하락분 반영까지 최소 3개월 이상 걸리는 만큼 올 3분기까지는 재료비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앞서 기아는 지난 22일 가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재료비 영향은 2분기 보다는 3분기가 높아질 것"이라며 "전기차(EV)를 비롯해 차량에 원가 부담 가격을 전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배터리사들은 동박, 알루미늄, 전해액 등 배터리 가격에 연동되지 않는 소재를 판매 가격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주요 부품 가격 상승은 연중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아이오닉 6. ⓒ현대자동차

가파르게 상승한 물가 부담에 시장이 크게 위축돼 연내 경기 침체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경기 침체로 제품 수요 부진이 현실화되면 생산 감소·수익 악화로 이어져 연쇄 타격이 불가피하다. 차값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구매를 아예 포기하거나 연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심상치 않은 코로나 재확산세도 수요 부진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도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인플레이션 확대, 금리 인상, 코로나 재확산세 등 불확실성 확대로 8000만대에서 7000만대 중후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봤다.


여러 대외 악재로 인한 생산 감축·판매 감소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고부가 차종 위주 생산으로 하반기 수익을 최대한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양사의 백오더 물량만 115만대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정책은 충분히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115만대는 현대차·기아의 월평균 내수 판매(10만대)를 고려할 때 신차계약 없이 대기 수요만 소화해도 10개월이나 걸리는 물량이다.


국내 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 역시 대기 고객이 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현대차의 유럽 대기물량은 14만대다. 기아도 하반기 서유럽 지역의 친환차 판매가 상반기 수준(10만4000대)인 10만5000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친환경차량은 상대적으로 차량가액이 높아 이익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더 뉴 셀토스ⓒ기아

생산 확대와 더불어 자동차 판매가격 도미노 인상도 예상된다. 실제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를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주요 모델의 연식 변경 등을 계기로 가격 인상을 단행, 재료비 부담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기아의 2분기 내수 기준 평균판매가격(ASP)은 3100만원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 보다 9.6%나 상승한 수치다. 올 하반기 기아 셀토스 부분변경 모델, 현대차 아이오닉 6에 이어 내년에도 기아 전기차 EV9 등 고부가 차량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지속적인 마진 증대가 예상된다.


IBK투자증권은 "금리 인상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있지만 재고 부족과 미출고 물량을 감안하면 하반기 양호한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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