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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상장 철회...하반기 IPO 시장 회복 ‘미지수’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2.07.21 15:42
수정 2022.07.21 18:53

기업 가치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철회 ‘러시’

수산인더스트리 수요예측 저조…내달 쏘카 주목

높아진 증시 불확실성에 IPO 활기 찾을지에 이목

ⓒ게티이미지뱅크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던 현대오일뱅크가 상장 추진을 철회하기로 하면서 IPO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상반기 현대엔지니어링·SK쉴더스·원스토어 등이 잇달아 상장을 철회하면서 올 초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시가총액 조(兆) 단위 '대어'가 사라진 상황에서 하반기 IPO 시장 회복이 점점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반기 IPO 시장에서 기대를 모았던 현대오일뱅크마저 철수하면서 내달 쏘카와 더블유씨피(WCP) 등의 흥행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전날인 20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주식시장 악화 등 증시 여건이 악화함에 따라 상장 추진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뒤 지난달 29일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경영 악화로 상장을 포기했었고 지난 2018년에도 상장을 시도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평가를 받으면서 IPO 작업을 중단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기업 가치는 8조~10조원대로 올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로 예상돼 왔다. 당초 오는 10~11월 사이 상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왔지만 코스피지수 하락 속에 공모주 투자 심리도 악화되면서 결국 세 번째 도전도 철수를 결정했다.


이는 앞서 상반기 IPO를 철회했던 현대엔지니어링·SK쉴더스·원스토어·태림페이퍼 등과 같은 이유다.


이들은 우수한 실적과 밝은 사업 전망 등에도 불구하고 악화된 시장 탓에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일단 철수한 뒤 향후 상황이 호전되면 다시 추진하는 것으로 선회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철회로 하반기 IPO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지 주목하고 있다.


올 상반기 잇따른 대어들의 공모 철회로 IPO 시장이 위축돼 온 것은 사실이지만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을 중심으로 코스닥 시장 상장에서는 흥행 성공 사례들도 나오고 있었던 터라 하반기 IPO 시장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던 상황이었다.


지난 5월 상장한 가온칩스는 2183.3대 1이라는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온칩스는 반도체 팹리스(Fabless·설계 전문 기업)의 설계도를 받아 공정에 최적화된 형태로 가공한 후 이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에 제공하는 `디자인 솔루션` 업체다.


또 레이저쎌(1845.1대 1·반도체 장비), 넥스트칩(1727.66대 1·차량용 팹리스), 영창케미칼(1363대 1·화학소재), 에이치피에스피(1159.05대 1·고압수소 장비) 등도 1000대 1이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이 진행된 지난 1월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신한금융투자 본사에서 고객들이 청약신청을 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이에 코스닥 시장의 청약 흥행이 하반기 코스피로 확대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려왔는데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을 철회하면서 시작부터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현대오일뱅크 상장 철회로 공모를 추진 중인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인 쏘카에는 더 많은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게 됐다. 국내 카쉐어링 1위 업체인 쏘카는 지난 4월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하고 내달 수요 예측을 앞두고 있다.


쏘카는 공모가를 3만4000~4만5000원으로 제시해 공모 희망가 기준 목표 시가총액은 1조2046억~1조5944억원이다. 증권신고서 정정으로 IPO 일정을 사흘 정도 미룬 가운데 고평가 논란에도 공모가를 유지해 결과가 더욱 주목받게 됐다.


앞서 코스피 상장을 추진해 온 발전플랜트 기업 수산인더스트리는 130대1의 저조한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하며 공모가가 희망범위 하단(3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20일과 21일 양일간 일반 공모 청약을 거쳐 내달 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쏘카는 외부투자자가 많고 아직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IPO 시장 흥행을 좌우할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2차전지 분리막 업체 더블유씨피(WCP)가 주목되고 있다. 내달 수요 예측을 앞둔 이 업체는 공모 희망가(8만~10만원) 기준 목표 시가총액이 2조7207억~3조4000억원으로 올해 코스닥 공모 기업 중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증시 상황상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이 잇따른 상장 철회로 이어지는 분위기”라며 “상장을 강행하는 업체들도 있지만 하반기 증시도 불확실성이 큰 만큼 IPO 시장이 활기를 찾을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예상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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