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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뷰(56)] 엉망진창영이, 무의미한 삶 속에서 건진 '첫' 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2.07.16 10:03
수정 2022.07.16 23:23

틱톡 파트너 크리에이터 어워즈 시즌1, 라이징 수상자

<편집자 주> 유튜브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MZ 세대의 새로운 워너비로 떠오른 직업이 크리에이터다. 콘텐츠 기획, 촬영, 편집까지 해내며 저마다의 개성 있는 영상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크리에이터를 만나봤다.


틱톡과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는 엉망진창영이는 퀴즈와 각종 심리 테스트를 들려주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올해 2월 시작해 6개월을 앞두고 있는 현재 틱톡 20만, 유튜브 12만 구독자를 모았다.


콘텐츠의 시작은 상황극이었지만, 조회 수가 생각보다 많게 나오지 않자, 구독자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퀴즈를 내보기로 했다. 운 좋게도 이 예상은 빠르게 맞아들었다. 이후 구독자들의 몰입을 더하는 건 유지하되 다양한 해석의 장이 될 수 있는 각종 심리 테스트까지 섭렵했다.


"퀴즈로 만든 첫 콘텐츠가 백만뷰가 나오더라고요. 1인 상황극 할 때는 만뷰도 안 나왔거든요. 그때 '아! 내 길은 이거구나'란 생각이 번뜩 들었어요. 다만 모두가 예상할 수 있거나 지식을 요하는 퀴즈보단, 상식 밖의 퀴즈를 내보자 싶었죠. 정말 생각보다 빠르게 많은 구독자분들을 모았어요. 상황극은 연기다 보니 구독자들이 평가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 구독으로 쉽게 이어지지 않았던 반면, 퀴즈나 테스트는 저라는 사람보단 문제 자체에 몰입하기 좋아서 반응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중 '사이코패스 테스트'와 '이해하면 무서운 이야기'는 시리즈로 이어가고 있다.


"이 테스트들의 경우 인터넷에 돌고 있는 것들로 만들어봤어요. 그런데 이제는 바닥이 나서 여기서 2차적으로 제가 창작을 하고 있죠.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 열심히 연구하고 있어요.(웃음)"


엉망진창영이 영상의 매력은 진지하게 대본을 읽어내려가지만 구석구석에서 묻어 나오는 엉뚱함에 있다. 그의 영상 속 차림새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는 항상 넥타이를 셔츠가 아닌 목에 걸고 퀴즈를 시작한다.


"주위에 한두 명씩 엉뚱한 친구들이 있잖아요. 제 포지션이 '엉뚱한 친구'였어요. 제가 생각하는 이 엉뚱한 생각들이 다른 사람들이 좋아해 줄까 싶었지만,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최근에는 다시 상황극 콘텐츠도 늘려갈 계획이다. 자신을 믿고 좋아해 주는 구독자들이 늘어나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상황극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처음부터 상황극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시작했기 때문에 조만간 다시 조금씩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해왔어요. 지금도 아이디어를 상황극으로 짜면서 나름대로 방향을 바꿔나가고 있죠. 혼자 기획하고 대본 쓰고 연기하는 게 쉽지는 않은데, 많은 크리에이터 분들이 해내고 계시잖아요. 그분들을 보면 멋지고, 저도 하고 싶다는 자극을 받게 돼요. 저도 해내고 싶어요."


크리에이터란 직업을 갖기 전 그의 하루하루는 무의미했다. 하고 싶은 일도 없어 그저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래서 계정 명도 본인의 모습에서 따온 '엉망진창영이'다. 크리에이터 세계에 발을 들인 후, 엉망진창영이는 삶은 활력을 찾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인생이 바뀌었죠. 사실 이 일을 막 시작할 때쯤 친구와 함께 배달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배달과 크리에이터 일을 병행했었죠. 이후 조회 수가 급상승해 배달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수익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너무 행복해요. 하루 종일 아이디어만 생각해요. '내일은 뭐 올리지?'라고 고민하고 있는 제 모습 자체가 너무 좋아요. 진심을 담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도 즐겁고요. 이전에는 꿈이 없었거든요. 몰입할 수 있는 일이 생겨 기쁩니다."


최근에는 틱톡 파트너 크리에이터 어워즈 시즌 1에서 '라이징' 부문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시상식 후보에 오르려면 월 업로드 영상 최소 5개, 월간 미션 1개, 챌린지 영상 월 업로드 최소 5개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틱톡 측에서 글로벌 지수, 국내지수, 미션 수행 여부, 콘텐츠 업로드를 점수화해 수상자를 선정한다.


"혹시나 하는, 그리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란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했어요. 저보다 훨씬 유명한 틱톡커 분들과 경쟁하는 거라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어요. 시상식에 초대받았을 때 제 팔로워가 18만으로 가장 적었어요. 그런데 제 이름이 호명된 거죠. 진짜 머릿속에 백지가 디더라고요. 수상소감도 엉망진창으로 남겼어요(웃음)."


현재 스물여섯 살인 엉망진창영이는, 크리에이터를 하고자 마음먹었을 때, 서른 살까지 100만 팔로워를 모으는 걸 목표로 삼았다. 6개월 만에 20만을 모으며, 이제는 충분히 가능성 있는 목표가 됐음을 느낀다. 이제 목표가 한 가지 더 생겼다. 구독자들 곁에서 오래도록 웃음을 줄 수 있는 '이상하고 잘생긴 형'으로 남고 싶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인터넷상에서 저를 아는 분들이 상당히 많으시더라고요. 그분들께 정말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분들 덕분에 어두웠던 제 하루들이 많이 밝아졌음을 느낍니다. 제 영상을 봐주시는 분들도 밝아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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