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아놔 손흥민 걱정되네' 다혈질 히샬리송, 재앙의 씨앗?
입력 2022.07.16 22:24
수정 2022.07.16 22:26
토트넘이 브라질 국가대표 공격수 히샬리송(25)을 영입했습니다.
토트넘은 지난 1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 통해 "히샬리송과 2027년까지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적료 5000만 파운드(787억원), 옵션 1000만 파운드(157억원). 계약기간은 2027년까지입니다.
토트넘은 히샬리송 등번호를 발표하면서 히샬리송 이름과 등번호 9가 새겨진 새 시즌 유니폼을 동영상으로 공유했습니다. 참고로 가장 최근 등번호 9번을 달았던 선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임대로 건너왔던 가레스 베일. 등번호만 봐도 히샬리송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 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히샬리송은 최전방과 좌우 윙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원톱이나 투톱 다 가능합니다. 뛰어난 피지컬을 앞세워 스피드, 점프 능력, 왕성한 활동량에 헌신적인 수비 가담도 인상적입니다. 말 그대로 다재다능한 공격수입니다.
네이마르 등과 브라질 국가대표(A매치 36경기 14골)로 뛰고 있는 히샬리송은 2019 코파아메리카 우승,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에 기여했습니다. 지난 6월에는 브라질 축구대표팀 멤버로 한국을 찾아 대한민국과의 친선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습니다. 프리시즌 일정 중 하나인 ‘쿠팡플레이 시리즈(팀 K리그/세비야)’ 참가를 위해 한 달 만에 다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유럽 무대에서도 검증을 마친 정상급 공격수죠. 2018년부터 에버턴에서 활약한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까지 152경기 53골을 터뜨렸다. 위기에서 빛을 발한 히샬리송 덕분에 에버턴(16위)은 강등을 피했습니다.
그 정도 영향력을 지닌 히샬리송 가세로 토트넘은 손흥민, 해리 케인, 데얀 쿨루셉스키와 함께 막강한 공격진을 구축했습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케인을 스트라이커로 놓고 좌측면에 손흥민을, 우측면에 쿨루셉스키가 서는 스리톱 체제로 톡톡히 재미를 봤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히샬리송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입니다.
골든 부츠의 주인공 손흥민 자리를 노리기는 어렵고, 케인이 빠질 때 최전방 스트라이커로나 나설 수 있겠죠. 그러나 거액을 들여 영입한 히샬리송을 백업으로 쓰기는 아깝습니다. 그럴 리도 없고요.
따라서 오른쪽 측면을 놓고 쿨루셉스키와 각축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립니다. 이는 손흥민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죠. 손흥민은 케인이 빠질 때 그 자리를 대체,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큰 부담을 떠안아야 했습니다.
다음 시즌 토트넘은 EPL과 UEFA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해야 합니다. 빠듯한 일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히샬리송의 합류는 반가운 호재입니다. 가공할 포워드진을 구축한 팀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사건’이지만, “매주 뛰고 싶다”고 말해왔던 히샬리송이 팀 내 경쟁 구도를 무난하게 수용하며 팀에 녹아들지는 미지수입니다.
히샬리송은 다혈질적인 성격으로도 유명합니다. EPL 5시즌 30장의 옐로카드와 2장의 레드카드를 받았습니다. 일부 축구팬들은 그의 인성을 문제 삼기도 합니다.
토트넘에서는 징계로 시작합니다. 에버턴 시절 경기 중 과격한 행동으로 EPL 개막전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상태입니다. 지난 5월 첼시전에서의 행동 때문입니다. 관중석에서 날아든 플레어(조명탄)을 집어 들어 관중석으로 다시 던졌습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히샬리송의 행위를 '부적절한 행동'으로 판단하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습니다. 팬들 덕에 먹고 사는 프로 선수가 할 수 있는 짓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팬들의 안전도 위협할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정신 나간 살인태클도 자행했던 선수입니다. 히샬리송은 리버풀의 티아고 알칸타라를 향해 과격한 태클도 가했습니다. 발바닥을 들고 깊게 슬라이딩 태클, 곧바로 레드카드를 받았습니다(2020-2021시즌 EPL 5라운드).
히샬리송은 경기 종료 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티아고를 해칠 의도는 전혀 없었다. 충돌 과정에서 발을 들고 무릎을 쳤는데 경기 템포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해명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또 “경기 막판에 퇴장을 당해 피해를 본 동료들과 클럽, 팬분들께 사과드린다. 반성하고 경기에 나서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지만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득점한 후 '메롱 세리머니'를 했죠.
토트넘 선수와의 신경전도 있었슴다. 경기 중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날선 신경전 끝에 나란히 경고를 받았습니다. 머리를 맞댄 과정에서 히샬리송은 로메로에게 머리를 가격 당한 듯 액션을 취하면서 쓰러지는 연기까지 주심은 로메로와 히샬리송 모두에게 옐로카드를 줬습니다.
앙금도 남았습니다. 이후에도 맞대결이 펼쳐졌는데 경기 내내 거칠게 맞섰습니다. 결국 로메로가 히샬리송에게 거친 태클을 가해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다혈질적인 성격의 선수는 잘 풀릴 때는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하지만, 팀이 꼬이는 상황에 놓이면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을 합니다. 그래서 걱정입니다.
승부욕만큼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히샬리송은 토트넘 이적 후 SNS에 사진 1장을 올렸습니다. 토트넘의 지역 라이벌팀 아스널의 엑토르 베예린과 신경전을 벌이는 사진입니다. 팬들은 히샬리송이 마치 에버턴 시절 지역 라이벌 리버풀에 도발하듯. 토트넘의 라이벌인 아스널을 저격한 것이라고 했죠.
콘테 감독은 그래서 히샬리송이다. 콘테 감독이 사랑한 것은 히샬리송의 지기 싫어하는 승부 근성'입니다. 그의 승리욕과 근성을 잘 살린다면 큰 경기들을 앞둔 토트넘에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히샬리송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자칫 큰 재앙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환상적인 포워드진의 힘을 극대화해야 하는 ‘명장’ 콘테 감독의 지도력은 더 중요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