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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26대 로봇들이 알아서 ‘척척’, CJ대한통운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를 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2.07.17 09:01
수정 2022.07.15 16:38

첨단 기술 적용으로 230명 근무자가 한 달 87.5만개 박스 처리

현재 익일배송 시스템에서 당일배송으로 서비스 확대

CJ대한통운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 내 피킹존. AGV가 상품이 적재된 선반을 들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데일리안 최승근기자

“각 구간마다 최적화된 자동화기술을 적용해 불필요한 작업동선을 없앴습니다. 현재 시간당 1인 작업량은 23.8박스로, 일반 물류센터 작업방식 대비 55% 향상됐습니다.”(조주형 CJ대한통운 군포 풀필먼트센터장)


지난 13일 경기도 군포에 위치한 CJ대한통운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서는 일반 물류센터와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근무자들이 택배 상자가 나오는 컨베이어벨트에 한 데 모여 작업하는 일반 물류센터와 달리 이동없이 한 곳에서 기기를 조작하고 있었다. 사람 대신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126대의 로봇이었다.


근무자 앞에 3대의 로봇이 영양제, 마스크, 구강청결제 등 34종의 물건이 담긴 선반을 가져와 일렬로 줄을 서면, 반대편에서는 또 다른 로봇이 빈박스를 들고 작업자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작업 화면에는 선반 몇 번째 칸에 어떤 상품이 적재돼 있는지 표시되고 근무자는 화면에 맞춰 상품을 꺼내 박스로 옮긴다. 상품이 담긴 박스는 로봇이 들고 이동한다. 이후 검수, 포장, 분류 과정도 사람 없이 자동으로 이뤄졌다.


작년 12월부터 본격 가동한 CJ대한통운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는 연면적 3만8400㎡(1만1616평)에 5층 규모로, 1개층(2층)이 스마트층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커머스 물류에 최적화된 첨단기술을 적용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풀필먼트는 여러 고객사들의 상품을 공동 보관하며 재고관리, 포장, 검수, 출고, 배송 등 복잡한 물류 과정을 일괄처리하는 서비스다.


이곳에는 주간 110명, 야간 120명 등 230명의 근무자가 근무하고 있는데 이 같은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아 한 달 87만5000개의 택배 박스를 처리할 수 있다.


CJ대한통운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에는 총 126대의 AGV가 배치돼 있다.ⓒ데일리안 최승근기자
작업에 필요한 상품, 박스 로봇이 전달…불필요한 동선 없애 생산성 55%↑


센터에 배치된 로봇은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근무자가 터치스크린으로 주문받은 상품을 호출하면 피킹 AGV가 상품을 가져온다. 소비자 주문에 맞는 상품을 꺼내어 박스에 옮기면 이송 AGV가 박스를 들고 검수존으로 알아서 이동한다.


AGV가 상품과 박스 이송을 알아서 해주니 사람은 제자리에서 피킹, 화면 터치, 바코드 스캔 외에는 움직일 일이 없다. 이 센터에는 101대의 피킹 AGV와 25대의 이송 AGV가 운용되고 있다.


AGV(Automated Guided Vehicle)는 센터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이동하는 운송 로봇으로 최대 1톤의 무게를 들고 이동할 수 있다.


충전 방식으로 운영되며 배터리가 50% 이하로 떨어지면 센터 곳곳에 배치돼 있는 충전기로 이동해 충전한다. 호출이 없을 때는 절전 상태로 대기하다 주문이 들어오면 근무자의 지시에 따라 작업을 개시한다.


기존에는 근무자가 물류 창고에 적재된 상품들을 일일이 찾아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은 후 작업공간으로 가져와 배송박스에 옮겨야 했지만 이 작업을 로봇이 대신하면서 동선이 줄고 작업효율은 대폭 높아졌다.


허신열 CJ대한통운 경영리더(상무)는 “일반 물류센터의 경우 창고 곳곳에 흩어져 있는 상품을 찾아 담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고 한 상품의 주문이 몰릴 경우 근무자들이 몰려 일부 병목현상도 발생했다”며 “현재는 로봇이 최적의 동선으로 움직이면서 효율이 높아지고 창고에 보관할 수 있는 상품 수도 훨씬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상품이 적재돼 있는 피킹존에는 상품 선반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


기존에는 근무자가 카트나 지게차를 이용해 물건을 운반해야 했기 때문에 동선을 고려해 상품 보관 공간이 적었지만, 현재는 로봇이 이동할 수 있는 최소의 공간 만 남겨두면 되다 보니 공간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기존 방식의 경우 근무자 한 명이 1시간에 15.4개의 박스를 처리할 수 있었지만, 로봇을 활용한 방식으로 개선한 뒤 23.8개 박스로 생산성이 55% 향상됐다.


원지 상태의 박스를 성형해 테이핑을 한 뒤 로봇팔이 종이 완충재를 넣고 있는 모습.ⓒ데일리안 최승근기자
검수‧완충재 투입‧포장‧송장부착까지 한 번에


AGV가 피킹존에서 가져온 박스를 근무자가 컨베이어에 올려 놓자 디지털중량계가 무게를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측정값이 미리 축적한 상품 무게 데이터와 비교해 ±5% 이내면 통과되고 초과하면 별도로 분류된다.


조 센터장은 “자동화된 중량검수 과정을 통해 오배송률을 줄일 수 있다”면서 “중량검수 단계 전까지 고객이 취소주문을 할 경우 배송에서 제외할 수 있어 셀러들도 즉각적으로 고객 요청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J대한통운은 센터로 입고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 체적과 무게를 측정해 데이터로 축적한다.


이후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상품의 종류와 수량에 맞춰 부피와 무게의 합계를 자동으로 계산한다.


이 데이터는 포장박스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스템이 상품 부피값에 맞춰 가장 적합한 박스를 자동으로 배정한다. 상품이 박스 안에 담기면 3D 비전 스캐너로 빈공간이 측정돼 로봇팔이 적정한 양의 종이완충재를 넣는다.


테이핑, 송장부착 등 작업도 모두 사람 없이 이뤄지면서 포장생산성은 약 30~40% 가량 향상됐다.


특히 종이 테이프와 친환경 완충재를 적용하고 바코드도 박스에 직접 인쇄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보통의 경우 바코드 라벨을 별도로 만들어 박스에 부착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24시 주문마감, 익일배송 → 당일배송‧새벽배송으로 확장


이 센터는 24시 주문 마감한 상품에 대해 익일배송하는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당일배송을 위한 물류 프로세스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오전 10시까지 주문한 상품을 작업해 당일배송 전용 허브 터미널로 보내고, 이후 서울지역 내 권역 분류 후 당일 안에 소비자들에게 배송한다.


CJ대한통운은 다양한 운영 프로세스를 구축해 현재 운영중인 ‘24시 주문마감-익일배송’ 체계를 더욱 안정화하고 당일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짓고 있는 경기도 용인 남사 신규 풀필먼트에는 군포 센터에 비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다.


CJ대한통운은 풀필먼트센터와 전국 배송 네트워크를 연계한 ‘융합형 풀필먼트’로 차별화된 배송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경쟁사들은 풀필먼트센터와 배송 중 한 가지만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CJ대한통운은 풀필먼트센터부터 배송까지 자체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빠르고 안정적으로 배송할 수 있다고 조 센터장은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융합형 풀필먼트’를 통해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품질 높은 원스톱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도화된 기술과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이커머스 셀러들은 판매와 마케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소비자들에게는 배송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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