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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는 PD들㉒] ‘스튜디오 수제’ PD들이 열 디지털 콘텐츠 ‘새 페이지’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2.07.08 09:54
수정 2022.07.08 10:00

“우리는 재밌는 걸 만드는 사람…그런 채널이 됐으면 한다.”

“우리의 오리지널을 탄탄하게 구축해두면 그것에 대한 가치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해.”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와썹맨’부터 ‘발명왕’, ‘네고왕’까지. 웹예능 원조와 최고 히트작을 연출한 강경민 PD가 ‘스튜디오 수제’를 설립하며 또 다른 도전을 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 연출 시작부터 함께한 김세웅, 백승엽 PD와 함께 새로운 곳에서 한층 자유롭게 새 콘텐츠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강경민·김세웅·백승엽 PD는 JTBC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 디지털 콘텐츠에 첫발을 들였다. 당시에만 해도 지금처럼 웹예능 제작이 활발하지는 않던 시기였고,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1기 PD였던 그들은 몸으로 부딪히며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갔다.


ⓒ스튜디오 수제

TV 프로그램의 조연출 등으로 일하며 TV 콘텐츠에 최적화된 문법을 체득했던 그들에게 디지털 콘텐츠 도전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김세웅 PD의 과감한 편집 등 디지털 콘텐츠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들도 있었고, 이 과정에서 즐기며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다.


“유튜브 콘텐츠는 60분으로 나가야 할 콘텐츠를 짧게 줄이는 과정이다. 그러다 보니 제작자의 역량이나 성향이 그대로 묻어나기도 한다. 무엇을 빼고, 넣을지는 제작자가 결정하는 것이지 않나. 특히 김세웅 PD가 했던 검은 화면에 사진, 자막을 넣는 시도와 같은 과감한 편집도 그렇고, 컷 하나, 자막 하나도 의미 있게 하려고 했었다.”(강경민 PD)


“디지털 콘텐츠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려웠다. 시청자들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빠른 시간 안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어야 했고, 생각보다 사운드를 켜지 않고 보는 시청자들도 많더라. 이런 시청 성향을 고려해야 했다. 당시 이런 것들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없었다. 그러나 팀원들과 하며 얻은 게 많다. 경험이라고 생각한다.”(김세웅 PD)


이렇듯 다양한 콘텐츠와 시도들을 통해 경험을 쌓던 이들이 스튜디오를 론칭하며 도전에 나선 것은 자신들만의 개성과 의도가 묻어난 콘텐츠를 연출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재 ‘재밌는 거 올라온다’라는 독특한 이름의 채널을 운영 중인 그들은 말 그대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튜브 시장 내에는 대형 크리에이터들과 스튜디오 체제의 예능들이 양분된 느낌이다. 그러나 둘 중 어디에도 속하고 싶지 않다는 게 내 마음이었다. 유튜브는 누구나 켜서 올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인 플랫폼이지 않나. 그래서 우선 스튜디오 수제라는 이름을 채널에서 배제했다. 그리고 직관적인 채널명을 선택한 건, 우리의 지향하는 바가 담겼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뭐 하는 사람들이지?’라고 물으면 ‘재밌는 걸 만드는 사람’이다. 그런 채널이 됐으면 한다.”


ⓒ유튜브 캡처

현재 김세웅 PD는 ‘재방문’해 본 집만 추천받아 가는 풍자의 맛집 예능 ‘또간집’을 선보이고 있다. 맛집 방문이라는 익숙한 포맷에 ‘재방문’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길을 걸으며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나오는 리얼의 맛을 살린 것도 이 프로그램만의 매력이다. 여기에 풍자 특유의 날것의 매력이 더해지면, 한층 새로운 맛집 프로그램이 탄생할 것이라고 믿었다.


“풍자 님은 구독자 적을 때부터 지켜봤었다. ‘우리 콘텐츠에 녹아들까’에 대한 고민도 했지만, 이야기를 나눠 보니, 기준이 명확하신 부분이 있더라. 그래서 풍자 님이 어떤 순간이 와도 명확하게 뚫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들었다. 특히 유튜브 콘텐츠에서는 ‘민심’이 중요하다고 하시던데, 우리의 키워드와 같아 놀랐다. 거짓말을 하지 말자, 솔직하게 하자는 생각이다. 그래야 리얼리티가 산다. 정확하게 다가가야 시청자들이 보며 ‘나도 저렇다’는 마음이 들 것이다.”(김세웅 PD)


백승엽 PD의 ‘돌출입터뷰’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인터뷰라는 포맷 자체는 유튜브 콘텐츠에서도 많이 활용되고 있지만, ‘돌출입터뷰’만의 차별적인 콘셉트가 신선한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돌출입터뷰’는 김영철이 게스트를 만나기 전 시민들을 비롯해 게스트의 친구, 가족 등 지인을 만나 소통을 펼치고, 이후 이후 김영철이 사전 조사한 ‘탐문VCR’을 게스트와 함께 보며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게스트에 대한 깊은 이해가 동반되고 있으며, VCR을 보는 게스트들의 생생한 반응을 보는 흥미도 있다.


“인터뷰 콘텐츠 하고 싶다고 생각은 했지만, 워낙 많다 보니 어떤 차별점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 리얼리티와 인터뷰 결합하면 어떨까 했다. 게스트들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놀라시는 게 담기는데, 이걸 리액션 형태로 결합을 할 수 있었다.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나올 때가 있다. 김영철 또한 23년 차 방송인이시지 않나. 김영철을 아시는 분들이 많다. 친근감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자연스럽게 경계를 풀어주시기도 한다.”(백승엽 PD)


지금은 두 개의 콘텐츠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지만, 함께하는 다른 PD들과 함께 꾸준히 스튜디오 수제만의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소재나 주제는 자유롭게 담아내되, 자신들만의 의도는 명확하고 순수하게 드러낼 수 있는 콘텐츠들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예정이다. 퀄리티에 방점을 찍다 보니 추후 수익 구조에 대한 고민이 뒤따르기도 하지만, 지금의 투자가 더 가치 있는 결과들을 가지고 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콘텐츠가 앞으로도 나올 것인데, 앞으로 꾸준히 스튜디오 수제의 IP를 세울 것이다. 우리 것을 온전히 잘 만들면, OTT와 같은 곳에서도 먼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IP가 있으면, 시즌2나 혹은 스핀오프 등 새로운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뻗어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우리의 확고한 팬덤이나 오리지널을 탄탄하게 구축해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과도기를 넘어섰을 때 그것에 대한 가치가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강경민 PD)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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