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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별, 이자장사 비교 더 쉬워져...대출금리 낮아질까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2.07.06 14:55
수정 2022.07.06 15:05

금융당국, 7월부터 예대금리차 공시

매 월마다 신용점수별 금리 정보 확인

“실질 대출 금리 중요…효과 지켜봐야”

4대 시중은행(왼쪽부터 우리·신한·KB국민·하나은행) 사옥.ⓒ각사

내달부터 은행별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예대금리차)가 월별 공시되며 금융소비자들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은행을 한 눈에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은행별로 ‘이자 장사’를 가장 많이 하는 곳도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금리 경쟁에 따른 인하 효과도 나타날지 이목이 집중된다.


금융위원회는 6일 금융소비자 정보 접근성 확대와 은행 간 금리경쟁 촉진을 위해 금리정보 공시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 정보를 매달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비교 공시하기로 한 것으로 공시 주기가 당초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됐다.


 실질적 대출액 가늠...‘깜깜이’ 산정 기준 손질

이번 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공시의 가장 큰 특징은 차주들이 실제 은행에서 받는 대출금리 파악과 대출 금리 산정 체계 개선이다.


현재도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매 월 은행별 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 대출금리를 공개했지만 은행별 자체 신용등급 기준으로 총 5단계에 나눠 보여줘 실제 대출시에는 들어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 변경된 제도에서는 신용평가사(CB) 신용점수에 따른 50점 단위(9단계)로 대출 금리를 세분화했다.


예대금리차 역시 신용구간별로 대출금리와 함께 공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의 경우 전체 예대금리차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평균의 함정’을 방지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00은행, 신용대출 1~2등급 3.69%로 제시됐다면 앞으로는 00은행 대출금리 1000~951점 3.70%, 예대금리차 270%포인트로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은행들의 대출금리 산정 체계도 바뀐다.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값에 우대금리를 빼는 방식으로 결정된다.


가산금리에는 리스크 프리미엄과 업무원가 등 7가지 항목이 포함되는데 업무원가에서 대출 종류와 규모에 따라 차등화된 원가를 적용하도록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대출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대출에 같은 원가를 적용하면, 특정 대출의 원가가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예금금리도 월 1회 이상 시장금리 변동을 점검해 기본금리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 일부 은행이 시장금리 변동시에도 기본금리는 놔두면서 우대금리만 조정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시장금리 변동 영향이 일부 고객에게만 적용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당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예대금리차 공시 개선안을 이르면 내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소비자는 7월 금리부터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대출금리 및 신용점수별 예대금리차 개선 방향.ⓒ금융위원회
소비자 편익 향상…대출 인하 실효성은 미지수

은행권은 새롭게 바뀐 예대금리차 공시 방안을 두고 금융소비자 편익이 더 높아졌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는 각 사 전략 방향에 따라 결정되는 부분이지만 경쟁사 대비 금리 차이가 많이 나면 고객에게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금융소비자의 알권리가 강화된 만큼, 당국이 의도한 시장경쟁으로 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대금리차 공개 실효성에 대해서는 아직은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은행별 대출 금리 공시가 9단계로 세분화되며 과거보다 파악하기 용이해졌다”면서도 “차주가 실제 대출을 받을때는 CB사 신용점수가 아닌 은행별 신용점수에 근거해 금리를 책정하고 각 사별 우대금리가 다르게 적용돼 여전히 괴리감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대금리차는 은행 수익성을 살펴보는 투자자 지표인데 이를 소비자단에서 공개할 필요가 있었을까 여전히 의문”이라며 “예대금리차가 크다는 의미는 은행으로썬 조달을 잘했다는 뜻이기도 한데 최근에는 이자 폭리를 취한것처럼 잘못 인식돼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역시 예대금리차 공시에 따른 대출금리 인하 효과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예대금리차 축소가 낮은 수준의 대출금리를 뜻하는 것이 아니며 향후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이 급등할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


이형주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는 당연히 장단기 금리차가 확대될 수 밖에 없고 향후 대출 금리라든지 예대금리차가 인하될 수 있는 여건은 솔직히 조금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그 과정에서 이번 대책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이자가 확대되고 대출 금리가 상승하는 것을 조금 제어하는 수단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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