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의 파격, 주담대 5% 상한제...혜택 새 지평 제시
입력 2022.07.06 06:00
수정 2022.07.05 16:40
초과 대출자 비율 0.3%…한시적 조치
일괄 할인 전례없는 조치로 호평
우리·하나도 금리 인하 행렬 동참
신한은행이 금리인상기 취약 차주 프로그램 일환으로 5%가 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떠안는 파격 정책을 내놓았다.
한시적이지만 신용도 평가도 없이 금리를 일괄적으로 깎아주는 것은 금융권에서 전례없는 조치다. 사실상 1년 동안 주담대를 5%로 고정하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으로 촉발된 금리 할인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금리상단 5% 고정...금리상한형 재주목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주담대 5% 일괄 감면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30일 기준 연 5%를 초과하는 주담대 금리를 향후 1년간 일괄 감면해 주기로 했다. 예를 들어 6월 30일 기준 연 5.46% 금리를 적용받는다면 1년간 0.46%p 이자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은행연합회 지난달 기준 분할상환방식 주담대 금리구간별 취급비중 공시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평균 주담대 금리는 4.04%다.
이 중 ▲5~5.5%미만 0.2% ▲5.5~6% 미만 0% ▲6% 이상 0.1%로 5% 이상 비중은 전체 주담대의 0.3%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6월 주담대 잔액은 90조 8504억원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말 기준 주담대 5% 금리를 초과받은 고객 비중은 실제로 크지 않다”며 “상대적으로 저신용자인 취약 자주인데 금리인상기 이들의 이자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혜택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금리상한형 주담대의 가산금리 0.2%p 면제 효과가 예상보다 더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리상한형 상품은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기,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금리 상승폭을 연간 0.75%p로 제한하는 정책형 상품이다.
대신 연 0.2%p의 가산금리가 붙는 만큼 초반 금리는 변동형보다 더 높다. 신규 고객의 경우 이 0.2%p의 가산금리를 1년간 은행이 부담하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은 최대한 빨리 전산 시스템 구축 작업을 완료해 창립 기념일인 오는 7일을 전후로 금리 인하 방침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측은 “지난달 금융감독원장과 시중은행장들과의 간담회 이후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기 위해 전사 차원에서 공을 들여왔다”며 “앞으로도 취약계층, 소상공인 등을 위한 혜택 등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한發 금리인하 포문...은행권 확산
신한은행의 파격 행보에 다른 은행들도 금리 인하 방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기존 신용등급 8등급 이내의 고객에게만 적용하던 우대금리를 모든 고객에 확대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은 2주만에 연 7%대에서 5%대로 2%p가 낮아졌다. 4일 기준 우리은행의 주담대 혼합형 금리 수준은 5.18~5.96%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고금리 개인사업자 대출과 서민금융 지원 대출에 대해 각각 최대 1%p 금리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HANA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연 7%를 초과하는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 손님들의 대출 만기 도래 시 연 7%를 초과하는 금리에 대해 최대 1%p를 면제해준다. 오는 11일부터 실행된다. 이 외 ‘새희망홀씨대출’ 신규 신청 고객에게도 최대 연 1%p 금리를 낮춰 운영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소비자부담 완화를 위한 방안을 검토중이다.
다만 시중은행의 발빠른 금리 인하 조치는 환영하지만 ‘관치 금융’이라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은행 예적금 금리에 비해 대출상품 금리가 빠르게 치솟자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예대금리차 축소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예대금리차 확대로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결국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른 결과물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