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중징계, '처럼회' 해체 기폭제 될까…野 쇄신 중대 변곡점
입력 2022.06.21 14:59
수정 2022.06.21 15:00
'처럼회' 핵심에 당원권정지 6개월
"한동훈 청문 말아먹어…도움 안돼"
22일 비대위에서 확정이 선결과제
쇄신 저항 세력의 움직임도 노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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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당내 사조직 '처럼회' 핵심 최강욱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의결했다. '처럼회' 해체 등 쇄신 과제를 자체적으로 이뤄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민주당이 외부위원발 징계를 기폭제로 삼아 제대로 된 쇄신에 착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강욱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계기로 최 의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던 강경파 초선 의원들의 당내 사조직 '처럼회'에 대한 해체론이 불붙고 있다.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SNS를 통해 "'처럼회'는 팬덤에 취해 당을 국민과 멀어지게 하고 지선을 참패로 이끌었다"며 "'처럼회'는 강성 팬덤에 기대 당과 선거를 망친 책임을 인정하고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전날에도 최강욱 의원 징계 수위 결정을 앞둔 윤리심판원을 향해 국민 여론에 부합하는 중징계를 주문하기도 했다. 자신의 주문대로 윤리심판원 외부위원들이 민심을 반영해 최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때리자, '처럼회' 해체론으로 목소리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신호탄은 박 전 위원장이 쏘아올렸지만 '처럼회' 해체론에 대해서는 당내 극소수 강성·급진 세력을 제외하고, 의원들 사이에서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처럼회'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주도해 중도층을 떠나게 하고서도, 정작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는 '이모' '한국쓰리엠' 질의 등으로 '헛발질'을 일삼아 지지층마저 실망시킨데다가, 이로 인해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뒤에도 반성과 성찰 없이 강성 지지층의 '팬덤 정치'만 선동하는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처럼회를 향한 내부 비판이 큰 상태다. 한동훈 청문회를 말아먹은 게 결정적"이라며 "그 때 동료 의원들의 마음을 다 잃은 것 같다. 사실 그간 당에 도움이 된 게 뭐가 있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당내 의원들을 중심으로 '처럼회'에 대해 정치적 책임을 묻는 지적과 함께 해체 요구가 분출했으나, 새로 비상대책위원장이 된 우상호 의원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흐지부지된 적이 있다.
이처럼 당 자체적인 쇄신 동력이 좀처럼 붙지 않던 상태에서 전원 외부 인사로 꾸려진 윤리심판원에서 전격적으로 최강욱 의원에 대한 중징계를 내림에 따라, '외부 충격'으로 쇄신의 수레바퀴가 굴러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그러자면 일단 22일로 예정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최강욱 의원에 대한 윤리심판원의 징계안을 확정 의결하는 게 선결 과제다. 우상호 위원장은 윤리심판원의 중징계에 대해 다소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으나, 외부위원들이 의결한 징계안을 비대위에서 뒤엎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상호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대표가 사전에 보고를 받지 못하게 돼있어서, 윤리심판원의 결정이 이렇게 (중징계로) 될지는 몰랐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센 징계라고 생각되지만, 비대위에 (윤리심판원이 정한 징계 수위를 재검토할 수 있는) 그런 권한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그대로 확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대로 당 쇄신과 혁신에 저항하는 세력들 사이에서도 최강욱 의원 중징계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점차 노골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청와대 공직비서관 경험을 바탕으로 논리와 전투력까지 겸비했고 대중적 인기를 얻은 최강욱을 대체할만한 인물이 현재 민주당에는 없다"며 "최강욱 의원의 징계로 윤석열정권의 최전방 공격수를 민주당이 스스로 제거하는 어리석은 짓을 범했다"고 주장했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한 자리에서 전날 윤리심판원의 최강욱 의원 중징계 의결에 대해 "무엇을 가지고 그렇게 판단을 내렸는지……"라며 "(최 의원의 발언이) ㄷ이었는지 ㅈ이었는지 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인데 그냥 윤리위의 결정이 그렇구나 하고 볼 뿐, 특별히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 부정적인 속내를 내비쳤다.
나아가 윤리심판원의 의결을 환영하며 '처럼회' 해체론을 재점화한 박지현 전 위원장을 향해서는 "본인의 위치는 아무 것도 아니고 일반 국민으로 돌아갔다"며 "이제는 우리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아니기 때문에 개인으로써 의견을 밝힐 수는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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