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 멘토’ 토론토 지탱한 류현진, 이대로 끝나나
입력 2022.06.15 08:25
수정 2022.06.15 08:28
토론토 앳킨스 단장 "왼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시즌 아웃 "
재활까지 최소 1년 이상 소요..토론토와 계약 내년 만료
에이스로서 베테랑으로서 기여 컸던 선수라 아쉬움 짙어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결국 수술대에 오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5일(한국시각) “류현진이 곧 왼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시즌 아웃이다”라고 보도했다. 왼팔 내측측부인대 부상으로 일명 토미존 서저리다.
류현진이 토미존 수술을 받는 것은 인천 동산고 2학년이던 2004년 이후 18년 만이다. 시즌 중 두 차례나 팔뚝에 발목이 잡혔던 류현진을 놓고 우려했던 결과가 현실이 됐다.
로스 앳킨스 토론토 단장은 “(전체 또는 일부에 대한)수술 범위는 확정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수술 일정은 조만간 잡을 예정이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류현진도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 속에 부상자명단(IL)에 올랐던 류현진은 복귀 후 호투하며 부활을 알리는 듯했다. 볼 스피드가 떨어져 정타를 많이 허용하긴 했지만, 주무기 체인지업 위력이 살아나고 위기관리능력이 빛을 발해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지난 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팔 통증을 호소하며 58개만 던지고 교체됐다.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41㎞로 시즌 평균보다 약 3㎞나 떨어졌고, 최고 시속도 144㎞에 머물렀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류현진의 왼쪽 팔뚝 염증 문제는 처음이 아니다. 개막 초반인 지난달에도 같은 부위 통증으로 10일짜리 IL에 등재된 뒤 한 달 가까이 재활의 시간을 거쳤 장기 공백 우려를 낳았다.
경기 후에도 통증에 시달려 지난 10일 LA 조브클리닉의 닐 엘라트라체 박사와 만나 상담을 받았고, 토미존 수술을 권유 받았다. 이제는 수술 날짜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부상 복귀 후 부상 탓에 조기 강판된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직전까지 ‘2승 평균자책점 1.72’로 희망을 던졌던 류현진이나 팬들로서는 너무나도 안타까운 소식이다.
수술 범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사실상 토론토 생활을 끝난 것 아니냐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19시즌 LA 다저스에서 MLB 평균자책점 1위를 찍은 뒤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그해 12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토론토와 4년 8000만 달러에 FA 계약을 맺었다.
만료까지 1년 반도 남지 않은 시점에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됐는데 현실적으로 토론토 투수로서 마운드에 다시 오르기는 어렵다. 토미존 수술의 재활 기간은 최소 1년 이상이다.
본인의 의지와 재활 속도에 따라 공백기를 단축한다 해도 이전의 류현진 위력을 되찾으려면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빅리그 3년차였던 2015년 5월에는 왼쪽 어깨 문제로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된 뒤 1년 이상 재활의 시간을 거친 바 있다. 수술로 인해 시즌 아웃되는 류현진이 크게 실망하고 있는 이유다.
토론토 구단이나 팬들도 류현진의 수술 소식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에이스로서, 베테랑으로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리빌딩을 시작하는 젊은 팀으로 이적해 에이스로서 베테랑으로서 역할을 하며 토론토가 성장할 수 있도록 지탱했다는 평가다.
올 시즌은 6경기 2승 평균자책점 5.67 등 최악의 부진으로 혹독한 평가를 받은 것이 사실이지만, FA 계약 후 코로나19로 인한 단축시즌을 겪으면서도 에이스로서 첫해 12경기 평균자책점 2.69로 사이영상 후보에도 올랐다. 알렉 마노아 등 영건들을 다독이며 끌어주는 베테랑으로서 역할도 충실히 했다는 평가다. 월드시리즈 진출을 노리는 팀으로 성장한 토론토에서 이대로 끝내기에는 못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