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씨태그①] 선박 사고 예방부터 구조까지…시뮬레이터 한번 믿어봐
입력 2022.04.22 07:00
수정 2022.04.21 11:34
실제 상황 재현으로 체험효과 극대화
순수 국산 최신기술 적용
올해부터 비전문가도 체험 추진
소셜네트워크(SNS) 시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바로 ‘해시태그’다. 해시태그는 단어나 여백 없는 구절 앞에 해시 기호 #을 붙이는 형태의 표시 방법 혹은 메타데이터(meta data) 태그다. 마이크로블로깅(microblogging) 혹은 트위터(Twitter), 인스타그램(Instagram)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사용된다. 데일리안 기획 ‘해씨태그’는 바다 해(海)와 바다(SEA)를 태그에 접목해 만든 합성어다. ‘안전한 바다이야기를 쫓아간다. 추적한다. 찾아간다’라는 의미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서 추진하는 안전한 바다가 주제다. 앞으로 해씨태그와 함께 안전하고 즐거운 바다 이야기를 기획으로 연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 시뮬레이터의 놀라운 현실감
#. 비전문가도 꼭 체험해보길 강추
#. 어선사고 감소 효과에 탁월
#. 다 필요 없어. 국내 기술이 최고
증강현실 등 현장을 그대로 재현하는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선박안전에도 시뮬레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에는 선박안전에 대해 선박종사자와 같은 전문집단만 교육 받았지만 최근에는 학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체험에 대한 외연을 확장하는 추세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이 순수 국산기술로 제작한 선박조종 시뮬레이터(이하 시뮬레이터)는 단순히 항해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실재 발생할 수 있는 종합적인 상황 시나리오별 메뉴얼이 돋보인다.
강동수 공단 교통안전본부장은 “급증하는 해상풍력발전단지와 안전진단 대행업자의 진단 기술 최신화, 해상교통 취약수역에 대한 안전성 평가(정부 정책변화)필요, 해양안전에 대한 대국민 관심 등 선박안전을 둘러싼 외적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며 “기존에 수행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공단 주도 해상교통환경 연구 및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게 됐다”고 시뮬레이터 구축 배경을 설명했다.
강 본부장은 이어 "이런 외적환경변화에 대응하고 새로 출범한 공단 연구기능을 강화함과 동시에 기존에 좁은 영역에서 다뤄지던 해상교통안전 및 안전문화를 더 넓은 차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했다”며 “공단 비전인 ‘국민과 함께 하는 해양교통안전 종합관리기관’을 달성하고자 하는 원동력으로써 시뮬레이터를 구축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날씨・항속・롤링・피칭까지…항해의 모든 것 담았다
시뮬레이터 구축은 2개년도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1차년도에는 공단(세종시 소재) 1층에 선교 3개와 통제실, 검증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2차년도에는 여객선에 특화된 선교 1개와 VR시스템, 기존 시스템 확장공사가 이어진다.
지난해 2월 15일 약 4개월간 구축공사를 마치고 시뮬레이션 센터를 개소했다. 선박조종 시뮬레이터는 선박이 운항하고 있는 주변해상 상황을 실제와 유사하게 재현해 현실감을 느끼도록 하는 장치다. 항만·항로에서 해상교통 안전성 평가, 해난사고 원인분석, 선박 운항·조종능력 향상 및 비상상황 훈련, 신규 항해장비 기능 연구 등에 활용이 가능하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선원의 교육훈련, 자격부여 및 당직근무에 관한 국제협약(STCW)’에서는 선원 교육에 선박 조종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교육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른 성능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해사안전법 시행규칙과 해상교통안전진단시행지침에 시뮬레이터 성능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시뮬레이션을 직접 체험해보니 선박 고유의 조종특성 및 바람, 파도, 조류, 날씨 등 외력에 따른 선박의 동적인 운동이 모두 가능했다. 이를 통해 선원 교육훈련, 해상교통안전평가 등에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공단 시뮬레이터는 국내규정에 따라 4개 선교와 통제실, 진단 검증시스템, VR 시뮬레이터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1차년도(2020~2021년)에 는 선교 A~C와 통제실, 회의실 등을 구축했다. 2차년도인 올해는 여객선 선교 D와 VR 시뮬레이터 등이 추가된다.
각 선교에는 실제 운항선박과 동일한 장비가 탑재돼 있다. 주요 장비로는 대형스크린, 조타시스템, 레이더, 전자해도, 엔진시스템, 항해통신 장비 등 하드웨어를 갖췄다.
◆국내 70개 항만 구현…선박안전 컨트롤타워 방점
시뮬레이터 내부에 설치된 소프트웨어(SW)로는 국내 주요 무역항, 연안항, 어항, 고시항로 등 모두 70개 항만을 구현했다.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선박으로는 상선, 여객선, 어선 등 70종의 다양한 규모의 선박 조종이 가능하다.
시뮬레이터는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우선 해상교통안전진단 평가 업무다. 진단 결과에 대한 검토사항 중 시뮬레이션 평가 내용은 매우 중요하다. 안전대책을 수립하는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진단을 검증하게 되면 평가 시나리오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해역에 존재하는 위험요소를 선박운항자 입장에서 검토하기 때문에 안전대책 적정성을 세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해상교통환경에 대한 안전성 평가도 가능하다. 현재 정부에서는 연구 용역을 통해 무역항 및 위험항로에 대한 위험성 평가 연구를 수행 중이다. 공단은 매년 해당연구를 하고 있다. 시뮬레이터 장비를 활용해 해당 해역 데이터베이스(DB)를 설치하고 주요 선박 DB를 이용하면 필요한 해역에 대한 통항 안전성 평가 등을 수행할 수 있다.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교육·훈련도 빼 놓을 수 없다. 교육훈련은 전문가와 비전문가(대국민)를 대상으로 구분해 진행할 수 있다. 전문가의 경우 선박에 승선한 경험이 있거나 선박·해운분야에서 근무하는 인력에 대해서 항만이나 수역에 대한 운항 친숙도를 높이는 훈련이나 비상대응 훈련 등을 한다. 해상교통안전진단 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에 대한 시뮬레이터 활용, 운용 교육 등도 가능하다.
비전문가의 경우 기본적인 장비 운용법과 선박운항 체험, 해양 안전 교육·훈련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올해는 해양 분야를 경험하기 어려운 세종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직업체험(도선사, 항 해사, 선박검사원, 여객운항관리원, 연구원 등)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강 본부장은 “학생들의 시뮬레이터 체험은 해상교통안전문화를 확산하는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선박조종 시뮬레이터는 진단 업무평가 등 전문 분야 외에도 대국민에게 공개해 선박과 해양에 대한 안전 교육과 직업체험 등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5월 6일 [해씨태그②]가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