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과 모텔 간 아내, 짐 보냈더니 욕하며 고소하겠답니다"
입력 2022.06.04 21:26
수정 2022.06.04 21:28
한 남성이 결혼 3년 차인 아내가 동창생과 외도를 저지른 사실을 알게 돼 짐을 싸서 보냈으나 오히려 집에서 쫓아냈다는 이유로 아내에게 유책배우자 취급을 받았다며 자신이 처벌 대상인지 여부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나섰다.
YTN 라디오 '양소영의 법률 상담소'는 지난 3일 제보자 A씨의 사연을 다뤘다. A씨는 "결혼 3년 차 아내가 몇 달전 동창 모임에 참석한 그 날,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며 "알고보니 동창회에서 전 남친을 만났고 함께 모텔까지 간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아내는 A씨의 추궁 끝에 사실을 인정했지만 잘못했다는 말 한 마디 없이 못 살겠으면 이혼하자며 큰 소리를 냈다고 한다. 이에 참을 수 없었던 A씨는 아내에게 "여긴 내가 마련한 내 집이니 나가라"라고 통보했고, 아내는 친정으로 갔다고.
A씨는 "양가 부모님께 이혼을 알렸고, 아내가 짐 때문에 연락해 오는 것도 싫어 챙길 수 있는 만큼 챙겨서 처갓댁으로 짐을 보내고 아내의 직장으로도 몇 박스의 짐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런데 이를 알게 된 아내는 전화를 받지 않는 A씨에게 문자로 욕설을 퍼부으며 "왜 상의도 없이 친정으로 짐을 보내냐, 부모님이 동네 창피해서 다니지도 못하겠다. 고소하겠다"고 통보했다는 것. 게다가 아내는 자신을 집에서 내쫓았다는 것을 이유로 A씨를 유책배우자라고 주장했다.
A씨는 "이젠 도저히 아내를 용서할 수 없다"며 "아내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하고 상간남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내가 저를 고소하겠다고 한 것 때문에 저희 부모님이 너무 걱정을 하신다"며 "양가 부모님께 이혼 이유를 알리고 아내 짐을 챙겨서 보낸 게 처벌 대상이 되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안미현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부부가 별거에 이르게 된 주원인이 아내에게 있기 때문에 지금 남편을 유책배우자라고 지적하는 아내의 주장은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안 변호사는 "아내를 집에서 내쫓은 남편에게 마치 동거 의무 위반의 잘못이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법원이 중점을 두는 것은 그 원인이 누구에게 있느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가 부모님께 문자로 아내의 잘못을 낱낱이 사실관계를 적어 보내고 또 아내의 짐을 친정과 회사로 나눠 보내면서 이 부분이 뭔가 유책이 될 수 있지 않느냐"라는 양소영 변호사의 질문에 안 변호사는 "남편의 행위가 아내의 부정행위라는 근본적인 잘못보다 더 중한 유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해 양 변호사는 "상대방의 유책을 회사에 알리거나 그렇게 해서 망신을 주려는 행동이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느냐"라고 물었다.
안 변호사는 "양가 부모님께 아내의 잘못을 문자로 적어서 전송한 행위 같은 경우에는 내밀한 일이기에 제 3자에게 전달할 것으로는 보여 지지 않는다"며 "전파 가능성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명예훼손죄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A씨가 아내의 짐을 보낸 행위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적시했다는 그 행위 자체가 없다"면서 "만약에 택배 박스 같은 데다가 간통을 저지른 누구 아니면 불륜녀 이런 식으로 좀 모욕적인 언사를 적어서 보냈다면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형사처벌의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안 변호사는 A씨의 상간자 손해배상 청구와 관련해 "여기서 주의할 점은 과연 상간자가 아내가 배우자 있는 사람인 줄 알면서 부정행위를 저질렀느냐 그 입증 문제"라며 "지금 가지고 계신 증거가 뭐 있는지를 이렇게 잘 추리셔가지고 신중하게 법률 상담 거치셔서 소송을 제기하셔야 될 것 같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