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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개구리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있다" 상세한 가설 등장에 '술렁'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2.06.04 19:25
수정 2022.06.04 19:26

장기 미제사건인 '개구리소년 실종사건'에서 사용된 범행 도구가 '버니어캘리퍼스'라는 주장과 함께 범인을 추정한 글이 등장해 이목을 끌고 있다.


ⓒ'개구리소년' 실종 포스터

지난 1일 '나는 개구리소년 사건의 흉기를 알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됐다.


이른바 개구리소년 사건은 1991년 3월 26일 대구 달서구 초등학생 5명이 실종된 후 11년 만인 2002년 9월 26일 집 근처 와룡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먼저 작성자 A씨는 지난 2011년 5월 14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대한민국 3대 미스터리 사건을 언급하며 개구리소년 사건의 범행도구가 버니어캘리퍼라는 주장을 무려 11년 동안 해왔다고 강조했다.


버니어캘리퍼스는 앞쪽에 부리처럼 생긴 두 개의 금속다리가 달린 모양으로 길이를 정밀 측정하는 공구다.


ⓒ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개구리소년 두개골이 손상된 흔적을 본 순간 자동반사적으로 '버니어캘리퍼스'라고 입에서 튀어나왔다"며 "전문가들은 자꾸 '용접 망치'라고 하는데, 망치로 두개골을 뚫지 않을 정도로 자국만 남길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망치처럼 생겼지만 망치만큼 강하진 않은 도구가 바로 버니어캘리퍼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발견된 5명의 소년 중 세 명의 두개골에서 상처가 나왔다. 각각 상처의 수가 달랐다. 또 디귿자와 브이자 상흔 등 다양한 모양이었다. 당시 경북대 법의학팀은 6주간의 조사 끝에 두개골의 상처 등을 바탕으로 타살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작성자 "사건 범인은 인근 공고 학생들일 것"


이와 함께 A씨는 개구리소년 사건의 범인들이 해당 지역 공업고등학생들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A씨는 "아이 다섯을 잔인하게 죽일 정도로 대담한 살인마가 그 시대에 하필이면 해발 300m 밖에 안되는 동네 산 속에서 매복하고 아이들을 기다릴 확률은 제로"라며 "문제아들인 그 지역 공업고등학생들이 산에서 '뽀대기'를 하고 있었을 거고, 가방 속에는 버니어캘리퍼스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산속에서 여럿이 본드를 불고 있다가 올라오는 아이들을 마주쳐 돈을 뜯으려다가 헤드락 건 상태에서 같은 곳만 때렸고, 똘마니들은 구경하다가 어설프게 후처리 가매장을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한 A씨는 와룡산 근처 고등학교 지도를 첨부하며 "네이버 지도로 와룡산 근처 고등학교를 검색해보라. 유일하게 딱 하나의 고등학교만 버니어캘리퍼스를 들고 다닐 만한 학교가 있다. 심지어 해당 학교는 와룡산 바로 밑에 붙어있고 당시에 다른 학교 학생들이 학교로 걸어갈 때 그 학교 학생들만 산속으로 들어간다는 유머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모든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 자료를 다 검색해 봤다. 당시에 동네 불량배를 면밀하게 조사한 적이 있는지 없는지를 봤는데 안 했더라"며 "지금 해도 늦지 않았다. 당시 학적부를 뒤지든지 아니면 당시 아이들을 가르쳤던 선생들을 만나서 당시 문제아 학생들이 누가 있었는지 파면 백퍼 잡을 수 있다"고 단언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 같은 주장에 한 누리꾼들은 "회사에서 출근해서 보자마자 버니어로 종이상자 찍어봤는데 상당히 유사하다"며 사진을 첨부했다. 이외에도 "일 리가 있다" "수상한 점이 이렇게 많은데 다시 재조사 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본 가설 중 가장 신빙성 있다" "내가봐도 망치는 아닌 것 같다"라며 A씨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상세하게 묘사된 글에 'A씨가 목격자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지나치게 상세히 묘사된 글과 함께 마치 실제로 겪은 것처럼 '경험'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사건 당시 수사책임자이자 대구경찰청 강력과장이던 김영규 전 총경은 경찰이 전국을 뒤졌지만, 상흔과 일치하는 범행도구를 찾지 못했다는 점, 아이들 옷에 묶인 매듭은 누군가 강제로 묶은 게 아니라 날이 어두워지고 추워서 직접 묶었을 것이라는 추정 등을 들며 '저체온증으로 인한 자연사 근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족측은 강력히 반발, 전국미아실종자찾기시민의 모임 나주봉 회장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와룡산은 아이들이 늘 다니던 곳이다. 해발고도도 300m 정도로 깊은 산이 아니다. 저체온증으로 죽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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