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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올해 예・적금 26조↑...“금리 더 뛴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2.06.06 06:00
수정 2022.06.03 13:27

지난달 말 정기예・적금 잔액 716조5365억원

은행권 수신금리 앞다퉈 인상...조달비용 부담↑

서울시내 한 은행 예·적금 창구에서 고객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 뉴시스

본격 금리인상기를 맞아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8조원 가량 쪼그라들었지만, 저축성 예금은 26조가 늘어났다. 당분간 시장 금리는 지속 오를 전망으로 은행권으로 자금은 더욱 몰릴 것을 보인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정기예・적금 잔액은 716조5365억원으로 지난해 말(690조366억원) 기준 26조4999억원이 증가했다. 5개월 동안 26조를 상회한 돈이 몰린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수신금리 인상으로 은행 예・적금 상품이 주요 투자처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식과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 시장의 부진으로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특히 주요 은행들은 과거와 달리 ‘이자 폭리’ 논란을 의식, 기준금리 변동을 신속하게 수신금리에 반영해오고 있다. 5대 은행은 한은이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0.25%p 올리자, 곧바로 예・적금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NH농협·하나·우리은행은 예·적금 금리를 0.25∼0.4%p 인상했고, 신한은행도 정기예금과 적립식예금 상품의 금리를 최대 0.4%p 끌어올렸다. KB국민은행은 정기예금과 적립식예금 34가지 상품에 최대 0.3%p 높인 금리를 적용했다.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이에 따라 시중 은행에서는 3%대 정기 예・적금 시대가 도래했다. 현재 우리은행의 '우리 첫거래우대 예금'은 최고 연 3.1%, 비대면 전용 'WON 적금'은 최고 연 3.00%의 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의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과 ‘주거래하나 월복리 적금’도 1년 만기 기준 최고 2.95%에서 3.20%까지 올랐다. 인터넷뱅크에서는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이 특별한 우대 조건 없이 1년 이상 가입하면 연 3.00% 금리를 제공한다.


은행권 예・적금 금리 인상 행렬은 지속될 예정이다. 한은이 연내 2~3차례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6일 기준금리를 연내 2.25~2.50%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대해 “합리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예적금 금리가 올라가면 역머니무브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시중 자금이 정기예금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 은행 조달 비용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금 예금은 이자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조달 비용 부담이 낮지만, 정기예금 잔액은 반대로 조달 비용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조달비용이 확대되면 은행에서는 순이자마진(NIM) 하락 방어를 위해 대출금리를 더 높여,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


현재 5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6%대, 고정형 금리는 5%대 수준이다. 신용대출은 6%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씩 오를때마다 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16만1000원씩 늘어난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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