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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또 백종원 예능"…'백패커', 꺼져가는 요리 예능의 부활? 혹은 확인 사살?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2.06.02 08:18 수정 2022.06.02 08:19

첫 방송 시청률 3.9%

백종원, 반복된 이미지로 식상함과 피로 유발

한동안 예능가에서 쏟아지던 백종원을 내세웠던 요리 예능의 사그러든 인상이다. 전문성과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갖춘 백종원은 많은 요리 예능 인기를 이끌었던 장본인이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소비된 백종원의 이미지는 식사함을 불러왔고, 넘쳐나는 요리 예능과 먹방에 시청자들의 관심은 멀어졌다.


백종원의 인기는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 2015년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시작으로 방송가 '백종원 모시기' 열풍을 알렸다. tvN '집밥 백선생', 올리브 '한식대첩',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고교급식왕', SBS '백종원의 푸드 트럭', '백종원의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MBC '백파더', 그리고 현재 방송 중인 KBS2 '백종원 클라쓰'까지 백종원 간판을 내건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백종원은 요리에 서툰 사람들부터 외국인들에게 요리하는 방법을 쉽고 간단하게 알려주는가 하면, 소상공인, 농어축산인들에게 영업 노하우를 전수하고 심지어 대형 마트 유통까지 도움을 줘 자신의 영향력을 보여줬다.


OTT 프로그램 역시 백종원과 손을 잡았다. 티빙은 '백종원의 사계, 넷플릭스는 '백스피릿'을 런칭했다. 그러나 장기간 요리 예능의 범람, 코로나19로 인해 배달 문화가 일상이 되자 방송가에서 백종원의 가치도 함께 하락했다.


요리 예능이 저무는 분위기 속에 다시 백종원이 tvN '백패커'의 리더를 맡았다. 백종원이 오대환, 안보현, 딘딘과 함께 출장단을 꾸려 백팩 하나 메고 훌쩍 떠난 오늘의 장소에서 낯선 손님들을 위한 즉석 출장 요리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요리 노하우를 알려주거나 맛을 평가하는 모습이 아닌, 백종원이 다른 이들과 손발을 맞춰 주어지는 미션을 수행한다는 점이 이전 프로그램들과의 차별점이다. 첫 방송 미션은 22명의 씨름부 아이들을 위한 ‘무제한’ 패스트푸드점을 열어달라는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백종원은 바쁘게 출장 요리를 준비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멤버들에게 요리 팁을 전수하는 한편, 오대환이나 딘딘이 위기를 맞이할 때마다 나타나 해결해 주는 여유를 보여주기도 했다. 미션은 성공적이었다. 특제 소스가 올려진 햄버거, 각종 튀김류, 한라봉 에이드로 구성된 붹붹버거 세트를 시작으로 로제파스타, 후식 과일과 철판 오므라이스, 마지막 감자튀김까지 22명의 씨름부를 만족시켰다.


첫 방송 시청률은 3.9%(닐슨)를 기록했다. '백패커' 등장 전 유일한 백종원의 예능 KBS2 '백종원의 클라쓰'의 최근 시청률이 3.2%였던 것과 비교해 나쁘지 않은 성적표지만 시청자 반응과 화제성은 미온적이다.


백종원을 필두로 각자의 자리에서 요리와 재능을 준비하는 모습에서 안정감, 제한 시간까지 요리를 해내야 하는 과정에서는 긴장감, 그리고 모두를 만족시킨 결과물을 내놓고 칭찬을 받았을 때는 성취감까지 예능에서 필요한 그림들이 적절히 분배됐다는 평이다.


이처럼 "역시 백종원"이라고 엄지를 치켜드는 평가도 있지만 '백패커'가 내놓은 차별화가 딱히 와닿지 않다는 시청자들도 존재한다. 백종원이 요리를 하고 간간이 팁을 전수하는 모습이 식상하다는 감상평이다.


아직 '백패커'를 보지 않은 이들을 시청자로 유입시키기에도 무리하다는 시각이다. 이미 요리 예능에 대한 관심이 꺼져가는 상황에 백종원이란 이름이 주는 이미지들이 뻔하게 연상돼 신선함과 호기심을 건들기 역부족이라는 전망이다. 다각도의 평가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백패커는 이제 첫 발을 내딛은 상태로 가능성이 열려 있다. 백종원은 다시 요리 예능의 불씨를 살릴 수 있을까. 아니면 저무는 요리 예능의 벽을 넘지 못해 불명예 퇴장 길을 걸을까. '백패커'를 맨 백종원의 어깨가 무겁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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