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방송 뷰] 낯설지만 색다른 재미…‘안나라수마나라’가 보여준 ‘뮤지컬 드라마’ 매력
입력 2022.05.10 13:58
수정 2022.05.10 13:58
넷플릭스 ‘안나라수마나라’ 공개 사흘 만에 ‘글로벌 많이 본 TV쇼’ 4위
넷플릭스가 이번에는 ‘안나수마나라’를 통해 판타지 뮤지컬 드라마에 도전했다. 뮤지컬 드라마라는, 국내에서는 다소 낯선 장르에 우려도 있었지만, 원작의 화려한 비주얼을 살리고, 음악은 꼭 필요할 때만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중성을 높였다.
‘스위트홈’부터 ‘디피’(D.P.), ‘지옥’에 이르기까지. 웹툰의 상상력을 스크린 위에 생생하게 펼쳐 온 넷플릭스가 이번에도 웹툰 영상화의 긍정적인 예를 남긴 것이다.
지난 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안나라수마나라’는 꿈을 잃어버린 소녀 윤아이(최성은 분)와 꿈을 강요받는 소년 나일등(황인엽 분)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지창욱 분)이 나타나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다.
하일권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마술이란 독특한 소재에 꿈과 희망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를 녹여낸 작품이다.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지만, 판타지적 세계를 다루는 만큼 원작 속 몽환적인 비주얼이 영상으로 어떻게 구현될지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더불어 영화나 뮤지컬이 아닌 드라마에 음악을 접목하는 것 역시도,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장르였다.
베일을 벗은 ‘안나라수마나라’는 공개 사흘 만인 9일 ‘글로벌 많이 본 TV쇼(프로그램)’ 4위에 올랐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13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국, 내외 구독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우선은 원작의 포인트가 되는 신비로운 비주얼을 성공적으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버려진 유원지가 마법 같은 공간으로 변모할 때는 화려한 색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공중을 떠다니는 비눗방울과 화려한 폭죽 등을 통해 동화적인 분위기도 배가시킨다.
리을이 마법을 통해 아이, 일등의 마음을 위로하는 과정이 곧 시청자들을 향한 따뜻한 응원이 되는 이 드라마에서, 어두운 현실과 대비되는 동화 같은 분위기가 제대로 구현되면서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다.
긴 호흡의 드라마에 뮤지컬 형식을 어떻게 접목할지에 대한 우려는 필요한 부분에만 임팩트 있게 음악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극복한다. 물론 그럼에도 갑작스럽게 시작되는 배우들의 노래에 낯설어하는 시청자들이 있지만, 적절한 순간 흘러나오는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이 거부감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갑작스럽게 괴물들로 가득 찬 세상을 맞닥뜨린 고등학생 현수와 아파트 주민들의 생존기를 그린 ‘스위트홈’부터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지옥행 선고를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지옥’ 등 넷플릭스는 그간 방대한 자본력과 소재, 수위의 자유로움을 발판 삼아 웹툰의 상상력을 성공적으로 스크린 위에 구현을 해왔다.
이를 통해 각각 괴수 호러, 초자연 스릴러라는 그간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새로운 장르를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안나라수마나라’ 또한 메시지가 단순하고, 원작 특유의 분위기가 완벽하게 구현되지는 못했다는 평을 받기도 하지만, 생소한 장르를 편안하게 풀어낸 장점만큼은 호평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의 새로운 시도가 또 한 번 국내 콘텐츠의 장르 저변을 넓히는데 일조한 셈이다. 더욱이 기존 넷플릭스 작품들이 다소 자극적인 평가를 받았다면, ‘안나라수마나라’는 선한 메시지를 통해서도 신선한 재미를 주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해내면서 새로운 의미를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