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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SNS·예능으로 공유하는 ‘아이 일상’, 이대로 괜찮을까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2.05.09 16:44 수정 2022.05.09 16:45

배우 이시영 과도한 '셰어런팅' 논란

SNS를 통해 내 일상을 공유하고, 또 타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연예인들 또한 SNS를 통해 자연스러운 모습을 공개하면서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나아가 연예인들을 주인공 삼는 관찰 예능이 하나의 예능 포맷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SNS보다 한층 디테일하게 일상을 담아내기도 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아이의 사생활까지 함께 노출이 되면서 새로운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배우 이시영이 최근 자신의 SNS에 아들의 알몸 사진을 올렸다가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아들과 함께한 부산 여행 사진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수영, 해변 산책 등을 하며 찍은 사진을 공개했고, 이때 숙소 베란다에 알몸으로 서 있는 아들의 뒷모습도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이를 본 일부 네티즌들은 아무리 어린아이라도 알몸 사진을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올린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외 팬들을 중심으로 ‘아이가 커서 보면 무슨 생각을 하겠냐’, ‘아이라도 알몸은 부끄럽다’는 지적이 이어졌으며, ‘이는 위험한 사진’이라며 우려를 표하는 이들까지도 있었다.


이는 이시영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부모들의 과도한 ‘셰어런팅’(Sharenting)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셰어런팅’은 부모가 자녀의 일상을 SNS에 올리는 행위를 뜻하는데, 자녀의 동의 없이 개인적인 사진을 공유했을 경우 아동의 자기 결정권과 초상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상을 더욱 디테일하게 포착하는 관찰 예능에서는 아이들의 모습이 더욱 적나라하게 포착이 되기도 한다. 현재 이혼 부부의 이야기를 다루는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우리 이혼했어요’에서는 일라이, 지연수 부부가 다시 만나는 과정이 그려지고 있다. 두 사람은 과거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다시금 갈등하기도 하고, 미처 알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7살 아들 민수가 출연, 오랜만에 만난 아빠 일라이를 향해 무한 애정을 쏟으며 뭉클함을 조성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아빠와 같이 살고 싶다”며 무릎을 꿇고 비는 등 아이의 감정과 표현이 적나라하게 노출되면서 안타까움과 우려를 동시에 유발했다. 이혼으로 인해 떨어져 살아야 했던 가족의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하는 장면이기도 했으나, 아이의 반응을 적나라하게 노출하면서 보는 이들의 감정을 유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진 것이다.


각종 관찰 예능은 물론, 아이가 주인공인 육아 예능에서도 아이의 문제적 장면이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이에 아이에게 악플 세례가 이어지기도 했다. 최근 채널A 예능프로그램 ‘요즘육아-금쪽같은 내새끼’에서는 ADHD를 앓고 있는 이지현의 아들이 떼를 쓰거나,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고, 이에 엄마 이지현은 물론 아이를 향한 과한 표현이 담긴 댓글들이 이어지기도 했었다.


2021년 1월부터 시행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에는 아동·청소년 출연자와 보호자에게 기획의도, 촬영형식, 주요 내용, 출연으로 인해 예상되는 불이익 등을 미리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등 ‘제작을 위한 사전조치’를 비롯해 아동·청소년이 방송 출연으로 인해 사이버 괴롭힘, 악성 댓글 등으로 부터 피해를 받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전과 보호’ 항목 등이 담겨있다. 아동·청소년 출연자를 위해서는 더욱 세심한 주의와 책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혼 부부의 이야기부터 10대 임신까지. 예능이 다루는 주제의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성년자가 출연하는 예능들의 수위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미성년자 출연 예능의 수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때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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