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러질줄 알았는데…" 석화 살린 '무기들'
입력 2022.05.04 06:00
수정 2022.05.03 15:18
가성소다·ECH 등 호조에 롯데정밀화학 1Q 매출·영업익 '사상최대'
한화솔루션·LG화학도 케미칼 성적 '선방'…"2Q 판가 인상 총력"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의 유록스 생산 설비ⓒ롯데정밀화학
1분기 실적이 대폭 고꾸라질 것으로 전망됐던 화학업계가 예상을 깨고 견조한 이익을 달성했다. 나프타 등 원료 가격 상승이 가성소다, ECH(에폭시 수지 원료) 등 주력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강세로 이어진 영향이다.
각 업체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중국 봉쇄 장기화 우려도 있지만 글로벌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기조에 힘입어 제품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정밀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주력 사업인 케미칼 부문에서 모두 견조한 실적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6523억원, 1103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익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염소계열인 ECH·가성소다 판매 가격 상승과 더불어 암모니아 국제 가격 강세가 모두 영향을 미쳤다.
특히 금속 등 산업용 소재의 세척·제련·표백에 필요한 가성소다와 방수 및 방청 페인트 원료로 쓰이는 ECH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롯데정밀화학은 "ECH는 원료(글리세린) 가격 상승과 러-우 이슈로 인한 유럽 제조사 원가 상승으로 국제 가격이 상승하면서 매출이 늘었다"면서 "가성소다는 알루미나 등 전방산업 수요 호조와 유럽 전력가격 상승으로 수입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제 가격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실제 가성소다의 1분기 평균 가격은 t당 617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배 가까이 뛰었다. ECH 역시 1.6배 늘어난 3104달러를 기록했다. 4월 말 현재 가성소다 가격은 700달러를 넘어섰고 ECH는 32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최근까지도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성소다는 롯데정밀화학 뿐 아니라 한화솔루션, LG화학에서도 생산한다. 3사 합산 생산량은 192만t이다.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말 가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고유가, 나프타 가격 강세에도 석유화학사업이 양호한 원인은 가성소다의 견조한 시황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가성소다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 공정에서 불순물 제거용으로 쓰인다는 점에 착안,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진행중이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여수공장 내 4만2900㎡(약 1만3000평)의 부지에 CA(클로르-알칼리)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투자로 늘어나는 27만t을 합쳐 연산 111만t의 가성소다 생산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LG화학 여수 NCC 공장ⓒLG화학
올해 1분기 한화솔루션의 전체 영업이익은 1579억원이나, 케미칼 부문만 놓고 보면 2500억원대의 흑자를 냈다. 석화 부문 영업이익률은 16.6%에 달한다.
나프타 등 원재료 상승분을 판매 가격에 제대로 전가하지 못하면서 이익이 대폭 축소됐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주력 제품인 PVC 수요 호조 등으로 전년 동기(2549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창호, 바닥재 등 건축 내외장재 등에 주로 쓰이는 PVC의 국제 가격은 올해 1분기 평균 t당 1303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5.0% 올랐다. 나프타 가격 강세와 꾸준한 수요가 PVC 제품가 인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도 PVC를 비롯해 기저귀용 고흡수성수지 SAP 등 고부가 석화제품 판매 호조로 1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배터리 사업(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LG화학의 매출은 7조891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35.5% 증가했다.
이중 석유화학(기초소재) 부문 매출은 5조9640억원으로 전체의 75.6%이며 실적 개선을 뒷받침한 PVC·가소제 비중은 26%를 차지했다.
화학사들은 2분기에도 중국 락다운,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이 지속되는 등 악재가 상존하고 있지만 판매가격 인상 노력을 통해 수익을 최대한 방어하겠다는 입장이다.
LG화학은 "2분기에도 1분기 상황과 유사할 것"이라며 "당사는 고부가 중심 제품 등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로 경쟁사 보다 손실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PVC와 가성소다 제품은 양호한 시황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