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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박물관·캠핑장 등 소비자이익 반하는 이용규정 바꿔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입력 2022.05.01 12:01
수정 2022.05.01 11:51

불합리한 규제, 지자체 조례·규칙 149건 삭제·변경

지역 진입제한·사업자 차별·가격제한 등도 규정 손봐

그간 제한적이나 일방적 운영 기준으로 소비자 이익에 반했던 지자체 관할 박물관이나 캠핑장·복지관 등의 이용료 기준이 앞으로는 구체적인 사안별로 귀책사유에 따라 달라진다.


코로나19로 임시 휴관중인 공공박물관 ⓒ뉴시스 자료

박물관의 운영조례 상 ‘이미 납부한 관람료는 박물관에 귀책사유가 없는 한 반환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취소 사유별로 이용료의 반환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토록 변경되고, 지자체 운영조례상 ‘캠핑장의 시설을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정해진 시설사용료를 구청장에게 납부해야 한다’는 조항 대신 이용자·운영주체·자연재해 등의 기준을 따로 정해 소비자 이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개선된다.


예를 들면, 박물관의 귀책사유가 있을 때·천재지변 등 소비자의 귀책이 없을 때·사용예정일 5일 전까지 취소했을 때 등은 전액 환불을, 사용예정일 1일 전까지 취소한 경우는 90% 환불, 사용예정일 당일 취소는 50% 환불로 규정이 적용되는 등 구체화된다.


또 캠핑장 시설 사용에 따른 규정도 이용자나 운영주체별 귀책에 따른 환불이나 반환을 기간에 따라 차등비율을 명시하고 양자의 잘못이 아닌 자연재난이나 사회재난, 이에 준하는 불가항력 사유는 전액 반환하는 등의 규정으로 변경해 소비자와 지자체 간 불필요한 분쟁의 소지를 없애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자체와 협의해 소비자 이익을 저해하거나 지역 소재 사업자에 우선권을 주는 등의 경쟁 제한 규정에 제동을 걸어 2021년 한 해 동안의 지자체 조례나 규칙 중 149건을 불합리하다고 판단해 개선했다고 1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자체의 경우 지역에 있는 사업자 등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조례·규칙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아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가 운영되고 있으며, 다른 지자체들도 이를 모방해 유사한 규정을 도입하는 등 지역 경쟁 제한 등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 한 해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경쟁 제한이나 소비자 이익을 제한하는 조례·규칙 171개를 개선과제로 선정하고 이 중 87.1%에 달하는 149개 과제에 대한 개정을 추진한 결과 개선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결과는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하는 ‘지자체 합동평가 지표’에도 포함토록 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개선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개선사례로 보면, 소비자 이익을 저해한 건이 58건(38.9%)으로 가장 많았으며, 사업자 차별 40건(26.8%), 진입제한 39건(26.2%), 가격제한 12건(8.1%) 등의 순이었다.


소비자 이익을 저해한 경우로는 소비자의 선택이나 정보제공을 제한하거나 소비자에게 금전적 손해를 끼치는 경우로, 서울·부산·세종·경기·강원·제주 등 17개 지방자치단체가 박물관·체험관·레저 및 체육시설 등 다양한 공공시설을 운영하면서 이용자가 관람을 취소할 경우 이용료를 미반환하거나 반환에 대한 내용을 명확히 하지 않는 등이 문제가 됐다.


박물관을 비롯한 미술관·전시관·예술회관·문화센터·복지관·문화재 및 관광지·캠핑장·휴양시설·생태공원·물품 대여센터·실내놀이터 등을 대상으로 한 58건의 자치법규를 변경·개선했다.


다음으로 문제가 많았던 사업자 차별은 경쟁수단과 경쟁유인을 제한하거나 약화시켜 시장 내 경쟁을 감소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공정위는 인천·광주·대전·경기·충북·충남 등 6개 지방자치단체의 지역 우수기업인을 선정하고 기업인에게 직접 행정·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차별 규정 7건에 대해 생산비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는 간접 지원으로 변경했다.


또한 대전·경기·강원·충북·전북·전남·경북·경남 등 8개 지자체의 일정 규모 이상의 건설현장에서 검사·확인 대행업자 지정 시 지역 건축사회에 등록된 건축사를 선정 또는 우선할 수 있다는 차별 규정 30건도 삭제했다.


아울러 전라도 지역 3개 지방자치단체의 LED조명 교체 시 지역에서 생산되는 LED제품을 우선 사용토록 권장한다는 규정을 지자체 발주공사 등으로 범위를 축소하고, 불합리한 사유로 역외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토록 수정했다.


해마다 문제가 되는 지역시장의 진업제한이나 사업자 수 및 시장 내 경쟁률을 감소시키는 경우도 39건이나 됐다.


경기·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 등 8개 지자체가 상수도 대행업자를 지정함에 있어 주된 영업소의 소재지를 해당 지자체 관할구역 내에 있는 자로 제한하는 규정 25건을 삭제했으며, 서울·부산·대구·인천·대전·울산 등 6개 지자체의 담배소매인 지정을 위는 사실조사 업무를 담배와 관련된 한국담배협회 등 비영리법인 또는 기관·단체로 제한하는 13건의 규정도 삭제했다.


가격을 직간접적으로 통제하거나 제한하는 경우도 12건이 시정됐다.


인천·세종·강원·충북·충남·전남·경북 등 7개 지자체가 건축현장 조사업무 대행수수료를 지역 내 건축사협회와 협의해 결정된 가격기준에 따르도록 가격을 설정·제한하는 건축조례 규정을 둬 삭제토록 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규정은 사업자단체를 통해 가격이 결정·제한되는 것으로 부당한 공동행위(담합)에 해당될 소지가 있고 지역시장 내 경쟁을 감소시킨다는 판단으로, 관련 규정을 삭제해 사업자 간 공정한 가격경쟁이 촉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공정위는 올해 경쟁제한적 조례·규칙 개선과제 196개를 선정하고, 연말까지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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