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검수완박 반발하는 검사보며 ‘유폐됐다’ 생각”

“여·야가 검수완박 법안 합의한 것도 검찰을 신뢰하지 못해서”

“필리버스터 왜 하는지 모르겠다…검찰 개혁 계속해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8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끝난 뒤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대한 검찰의 강력 반발이 지속되자 아쉬움을 표시했다.

박 장관은 29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출근길에 취재진들과 만나 “검수완박 입법 추진과 이에 대한 검사들의 반발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법무부 장관이 유폐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지난 3주간 매일같이 회의하고, 보고를 받으면서 ‘내 역할은 무엇인가’ 고민했다”며 “나름대로 궁리도 하고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들을 했지만 결국 (고립된) 그런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검수완박’ 사태의 책임이 검찰에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박 장관은 “국민이 검찰을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검찰개혁이라는 화두가 힘을 받는 것”이라며 “여·야가 검수완박 법안에 합의했던 것도 이구동성으로 검찰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장관은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대해선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가 있었고, 이후 여·야의 합의가 있었다”며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도 민주당의 일방적인 안이라고 볼 수 없는데, 국민에게 솔직해지려면 필리버스터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박 장관은 자신을 ‘날 저무는 과객’에 비유하며 검찰 개혁을 완수하지 못하고 떠나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검찰 개혁의 본질은 자율적인 수사 공정성 담보 방안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며 “검찰 개혁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형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장관 취임 후 행보를 되짚기도 했다. 박 장관은 “그간 하루도 쉴 날 없이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검사들과 대화하고 검찰국 외의 다른 실·국·본부의 일을 활성화하려고 노력했다”며 “소외됐던 법무부의 기능들이 지금은 다 정상화·활성화했다고 자부한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