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 양적긴축 내달 확실시...과거보다 큰 규모 빠른 속도”
입력 2022.04.25 12:34
수정 2022.04.25 12:34
매월 250~300억 감축, 7~8월경 950억 달러
최대 0.75% 정책금리 인상과 유사 효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다음달 과거보다 큰 규모로 빠른 속도의 양적긴축(Quantitative tightening, 대차대조표 축소)을 시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번 양적긴축은 최대 75bp(1bp=0.01%) 수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유사한 효과가 예상된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25일 ‘미 연준의 QT(양적긴축) 관련 시장 전망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다음달 FOMC에서 양적긴축 실시계획을 확정·발표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밝혔다. 이는 금리인상 단행 후 과거보다 빠른 속도로 시행하는 것이다. 미 연준은 2015년 12월 이후 4차례 금리를 1%까지 올린 후 2017년 10월 이후 양적긴축을 단행한 바 있다.
감축방식은 국채와 MBS 별로 각각 정해진 월별 감축한도까지 원리금 상환액의 재투자를 중단하고 감축한도를 초과하는 원리금 상환액에 대해서는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투자은행들은 이르면 하반기부터 MBS를 직접 매각할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씨티그룹은 올해, JP모건과 노무라 등은 각각 내년으로 시기를 예측하고 있다.
감축한도는 월 250~300억달러 규모로 시작한 후 과거보다 빠른 속도로 증액, 7~8월경 의사록에 언급된 총 950억달러(국채 600억달러, MBS 3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과거(2017년 10월~2019년 9월)에는 감축한도를 월 100억달러에서 시작한 후 분기마다 100억달러씩 증액해 2018년 10월 최대 500억 달러까지 확대하며, 총 24개월동안 8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줄여나갔다.
이를 통해 연준의 대차대조표(B/S) 규모는 향후 2~3년에 걸쳐 6조~7조4000억 달러에 이를때까지 감축될 것이라는 추산이다. 다만 최종 B/S 규모 및 양적긴축 종료 시기는 투자은행간마다 다소 달랐다. 노무라의 경우 경기침체 리스크로 대차대조표 축소가 내년 말 종료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양적긴축 실시로 민간 부문에 대한 국채 공급이 증가하면서 국채 금리는 상승할 것이라는 수순이다. 모건스탠리(MS)와 골드만삭스(GS)는 연준의 국채 보유비중, 정책금리 인상과의 병행 실시, 직전 양적긴축 대비 빠른 진행 등을 감안할 때 과거 양적긴축 시기보다 금리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클 것으로 내다봤다. 25~75bp 수준의 정책 금리 인상과 유사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평가다.
다만 시장금리 추가 상승폭은 양적긴축을 포함한 연준의 전반적인 통화정책 기조에 좌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시장의 선반영, 재무부의 국채 발행 감소 가능성 등으로 추가 상승이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다.
양적긴축이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들어 장단기 스프레드는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 가속화에 따른 단기금리 급등으로 1분기 크게 축소됐다가, 4월 FOMC 의사록 발표 이후 양적긴축 조기 실시가 가시화되면서 확대됐다.
그러나 GS, MS, JPM 등은 “양적긴축 실시로 채권 수급구조가 변화될 가능성, 금리인상 사이클 경과에 따라 통화정책 기대 및 경기전망 등이 변화될 가능성을 감안할 때 최근의 확대 압력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