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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새 먹거리 찾기' 분주…웨어러블 심전도기 경쟁 심화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입력 2022.04.25 06:00
수정 2022.04.22 17:12

뇌졸중 부르는 부정맥 잡아낼 수 있는 의료기기

대웅·삼진·유한양행도 잇따라 진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눈독

웨어러블 심전도기 '메모패치'(자료사진) ⓒ유한양행

대웅제약, 삼진제약에 이어 유한양행도 웨어러블 심전도기 시장에 뛰어든다. 올해 웨어러블 심전도기 검사 보험수가가 확대됐고,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자 관련 시장에 진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는 올 초 심전도 검사를 위한 홀터기록(Holter Monitoring) 수가 항목을 기존 48시간 이내에서 ▲48시간 이내 ▲48시간 초과 7일 이내 ▲7일 초과 14일 이내 등으로 세분화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행위수가 대비 최대 4배 높은 보험수가(20만원)가 적용된다. 검사 시간에 비례해 보험수가가 적용되면서 임상 현장에선 웨어러블 심전도기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과 씨어스테크놀로지가 출시한 인공지능 웨어러블 심전도기 '모비케어'는 지난 2월부터 급여 혜택이 적용되고 있다. 이 제품은 9.2g의 작고 가벼운 가슴 부착형 패치로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지 않고 장시간 사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심전도, 심박, 심박변이도, 활동량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측정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려준다. 한 번 부착하면 72시간까지 검사가 가능하다.


삼진제약도 지난해 2세대 웨어러블 심전도기 'S-Patch Ex'를 선보인 바 있다. S-Patch를 가슴 주변에 부착하면 생체신호 수집에 특화된 반도체 칩인 삼성 바이오프로세서가 환자의 심전도 데이터를 수집한다. 환자의 스마트폰 클라우드로 실시간 전송되는 데이터는 인공지능 기반으로 분석돼 의료진에게 전달된다. 물리적인 한계와 시간적 제한 없이 심전도 데이터를 판독할 수 있어 환자들의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 유한양행은 휴이노와 '메모패치' 국내 판권계약을 체결하고 5월 중 제품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휴이노의 2대 주주로, 이번 판매 계약을 통해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한양행의 영업력을 바탕으로 심전도 분석 시장을 리딩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도 웨어러블 심전도기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웨어러블 심전도기 '하이카디(HiCardi)' 개발사인 메쥬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메쥬의 영업력 확보 목적과 동아에스티의 디지털 헬스케어시장 진출 계획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하이카디는 500원짜리 동전 크기에 무게는 8g 수준이다. 이 패치를 부착하면 부정맥을 실시간으로 검출하고, 생체신호를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지속해서 사용하기 어려운 기존 심전계의 한계를 보완하면서 동시에 환자의 심장 상태를 의료진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약사들이 웨어러블 심전도기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웨어러블 의료기기는 부착형, 이식형, 복용형 등 다양한 유형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부착형이 간편하고 정확도가 높아 향후 관련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웨어러블 심전도기는 부정맥을 잡아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정맥은 불규칙한 심장 박동 및 비정상적인 심장 수축을 야기하는데, 이로 인해 뇌졸중의 위험이 5배가량 상승한다. 부정맥 환자의 25~40%는 무증상인데, 조기에 발견할 경우 치료 효과가 좋다.


하지만 부정맥의 위험이 높은 65세 이상 고혈압, 만성심질환, 심혈관 질환,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동맥질환 등 질환자의 심전도 검사 건수는 적은 편이다. 이들 위험군의 수를 감안하면 800만건 정도 심전도 검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실제로는 연간 30만건 안팎에 그친다. 심전도 검사 장비가 비싸고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해 주로 대학병원에서 검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웨어러블 심전도기는 병원을 일일이 방문하지 않아도 심장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피부에 부착해 일상생활을 하면서 장시간 동안 심장의 전기적 활동 상태를 연속적으로 기록하고 간편하게 분석할 수 있다. 비교적 쉽게 부정맥을 검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도 웨어러블 심전도기를 활용하는 의료기관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원격진료가 풀릴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웨어러블 심전도기는 환자 상태를 측정한 데이터를 병원으로 보내 원격 진료가 가능하게 한다"며 "이런 모니터링 헬스케어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제약사들이 웨어러블 심전도기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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