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블록버스터 신약'…GC녹십자·유한양행, 미국 시장 보인다
입력 2022.04.13 06:00
수정 2022.04.12 15:04
한미약품·유한양행·GC녹십자 등 연내 승인 노려
국산 블록버스터 의약품 등장할지 기대
변수는 코로나19 유행… FDA 현지 실사 지연
국산 신약들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시장에 도전한다. 미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타깃으로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내놓기 위해서다.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 어지간한 국내 매출을 넘어서는 것은 시간문제여서 국내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국 헬스케어 빅데이터 회사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의약품 시장 규모는 미국이 5103억달러(약 631조원)로 1위, 중국이 1416억달러(175조원)로 2위였다. 미국 시장은 중국의 4배, 한국(19조원)의 약 33배에 달하는 거대시장이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연내 한미약품의 폐암치료제 '롤론티스'와 호중구감소증 신약 '포지오티닙',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 GC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 제제 'GC5107' 등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추진한다.
유한양행은 글로벌 파트너 얀센을 통해 '레이저티닙' FDA 허가를 노린다. 유한양행은 2018년 얀센에 약 1조4000억원 규모로 레이저티닙을 기술수출했고, 얀센은 지난해 FDA 혁신신약으로 신속승인을 받은 자사 표적항암제 리브레반트와 레이저티닙을 같이 쓰는 병용요법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병용요법은 기존 치료제 복용 후 내성이 생긴 환자를 상대로 뛰어난 반응률 등 고무적인 데이터를 보여준 바 있다.
2015년 한미약품이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신약후보물질 포지오티닙의 연내 허가도 유력해 보인다. 포지오티닙은 지난 2월 FDA가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승인하고 시판허가를 위한 절차에 들어간 상태로 오는 11월24일까지 최종 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지연되는 FDA 실사가 '암초'
변수는 코로나 바이러스다. FDA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한 해에만 해외 생산시설을 대상으로 977번, 미국 내 생산시설 대상 694번 등 총 1671번의 실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이 본격화된 2020년 3월부터 10월까지 해외 실사 횟수는 3회에 그쳤다.
실제 한미약품의 롤론티스는 2019년 10월 FDA에 허가 신청을 완료했으나 이듬해부터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실사가 미뤄져 지난해 5월에야 뒤늦게 실사가 진행됐다. 이후 FDA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던 한미약품은 지난 11일(현지시간) FDA가 롤론티스의 BLA(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재신청서를 승인하고, 시판 허가를 위한 심사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FDA는 오는 9월까지 롤론티스의 최종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녹십자의 GC5107도 올해 초 공장 실사 문제로 FDA 허가가 지연됐다. FDA가 GC녹십자 오창공장 현장 실사(Pre-License Inspection)를 요구해서다. 다만 제품 자체에 대한 중대함 결함이나 보완 요구가 아닌 만큼 올해 허가가 날 가능성이 있다.
FDA 승인을 목표로 달려왔으나 실패한 기업도 있다. 메지온은 지난달 21일 선천성 심장 기형 수술(폰탄수술) 환자의 치료제로 개발 중인 '유데나필'의 FDA 허가가 불발됐다고 밝혔다. FDA는 메지온과의 온라인 미팅에서 “임상 3상에서 나타난 1차 평가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이 낮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안타깝지만 메지온의 경우 임상 설계가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며 "FDA 심사와 허가 자체가 까다로워 추가 임상을 진행한다 해도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