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케이팝 위상 높아지는데, 현실은 ‘전문 공연장 불모지’ 오명
입력 2022.04.21 08:34
수정 2022.04.21 08:35
CJ라이브시티 아레나·서울아레나 등 2025년 전후 건립 계획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마련 이후 '경제효과' 상승 기대
지난 10년간 한국의 공연시장 규모는 약 320% 확장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케이팝 아티스트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고, 한국 아이돌 그룹이 UN 정상회담에 참석할 정도로 한류의 위세가 막강해졌다는 평이 잇따른다.
국내에서도 대중음악 아티스트들에 대한 평가가 높아졌다곤 하지만, 대중음악의 핵심이자 ‘꽃’이라고 불리는 콘서트를 위한 그럴듯한 전용 공연장 하나 없다는 건 의아하다. 실제로 서울은 세계 10대 도시 중 아레나가 없는 유일한 곳이다.
현재 국내 대중음악 콘서트의 경우 관객 수 1만명 이상인 공연을 하려면 대형 체육시설을 대체 활용한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수용 가능한 경기장은 잠실주경기장, 고척스카이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월드컵경기장 등이 전부다.
이들 역시 콘서트를 주목적으로 하는 공간이 아니다 보니 무대 설치나 연출, 대관 등에 어려움이 있고 음향 등의 전문 기술이 필요한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지적되기도 했다. 실제 대중음악 콘서트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중음악 공연에 최적화된 무대 인프라를 갖추지 못해 글로벌 시상식 또는 해외 아티스트들의 투어 공연을 국내에 유치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이런 가운데 CJ그룹이 국내 최초 케이팝 전용 공연장인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착공식을 진행하고, 2024년 개장 목표를 밝힌 것에 이어 최근 카카오도 올해 6월 착공, 2025년 준공을 목표로 서울시와 손잡고 창동역 인근에 대중음악 전문 공연장 ‘서울아레나’(가칭) 건립 계획을 밝혔다. 최근 몇 년 간 국내외에서 대중음악이 미치는 경제적 효과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면서다.
먼저 CJ라이브시티 아레나의 경우 2만석 규모의 실내 좌석과 4만명 이상 수용 가능한 야외 공간이 연계되어 압도적 규모의 초대형 공연을 개최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단 하루 만에 대형 공연 무대의 설치·해체가 가능한 최상의 인프라를 구축해 연중 190회 이상 다양한 공연과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리허설 전용 공간이 별도로 마련되어 무대 연출의 완성도와 퍼포먼스 수준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아레나는 창동역 인근 약 5만㎡ 부지에 연면적 11만9096㎡(지하2층~지상6층) 규모로 들어선다. 국내 최초 아레나급의 음악 전문 공연장(1만8269석)과 중형공연장(2010석), 영화관(7개관), 대중음악지원시설, 판매·업무시설 등 케이팝 중심의 복합문화시설로 조성한다. 최대 2만8000명까지 동시 수용이 가능하다.
초대형 아레나의 등장으로 인한 경제효과도 기대된다. 고양시는 CJ라이브시티 아레나 착공 이후 10년 동안 약 33조원의 경제 효과와 28만 명의 취업유발을 기대하고 있다. 연간 140회 이상의 공연이 열리면서 약 2000만 명의 관람객 방문이 예상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서울아레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서울아레나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티켓을 파는 공연장인 오투 아레나를 벤치마킹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템스강 하부는 20세기 후반까지만 해도 중화학공업의 몰락으로 쇠퇴하던 베드타운이었지만 오투 아레나 조성 후 약 2조8000억원의 경제 효과를 내는 문화광역도시로 발돋움했다”면서 “서울 중심지에서 거리가 멀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창동 일대가 확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훈 시장 역시 “2025년 서울아레나가 문을 열면 전 세계 한류 팬들이 찾아오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문화도시 서울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