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백지신탁' 거부 논란에 "주식 반토막 났지만 팔겠다"
입력 2022.04.12 15:31
수정 2022.04.12 15:32
기자간담회서 "오해 불식 차원에서 결심…제도개선은 필요"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보유 주식 '백지신탁 거부' 논란과 관련해 "지금 주식 값이 많이 떨어져 반토막이 났지만, 재산 손해를 감수하고 매각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가진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마치 재산증식을 위한 숨은 의도가 있는 것처럼 공격을 받으면서 (백지신탁 거부) 입장을 계속 견지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면서 "오해 불식 차원에서 매각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본인과 이해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이 직무 관련성이 있고, 총 3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해야 한다. 하지만 오 시장은 이에 불복해 국민권익위원회에 행정심판을 냈고, 현재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오 시장은 "공직자가 업무와 관련된 재산을 증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엄격히 자제돼야 한다"면서도 "백지신탁을 하지 않고 차라리 매각 명령만 하면 이해할 수 있는데, 백지신탁 금융사인 농협이 이를 받자마자 파는 것은 매각명령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이해관계를 판단해 서울시장은 모든 주식을 다 팔라는 것이 선진사회에서 가능한 일인가"라며 "이건 잘못된 제도라고 보고 누군가는 문제를 삼아 한 번은 문제제기를 하고 제도개선을 촉구해야 하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관보로 공개한 2022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오 시장과 배우자가 보유한 주식은 8억6962만원이다.
오 시장 본인이 에이치엘비(HLB) 1만162주, 신라젠 257주, 셀트리온 2주 등 3억5807만원어치를 보유했다. 오 시장 배우자가 보유한 주식은 HLB 1만2772주, HLB생명과학 1920주, 신라젠 1800주 등 5억1155만원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