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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는 것은 안돼"…박홍근·권성동, 상견례 미묘한 신경전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4.12 00:06
수정 2022.04.11 22:36

권성동, 박홍근에 '90도 폴더 인사'

"압도적 당선" "합리적" 덕담 오가

朴 "증인채택 협조해달라" 하자…

權 "민주당 여당 시절 기준으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국민의힘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첫 상견례를 가졌다. 첫 만남인 만큼 서로에 대한 배려가 넘치며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오가는 말 속에는 뼈가 있어 미묘한 신경전도 연출됐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1일 오후 국회본청 민주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를 맞이했다. 박찬대 원내수석부대표는 문가에서부터 영접했으며, 박 원내대표도 회의 테이블 중앙에 서서 기다렸다. "뭘 이렇게 성대하게…"라며 들어선 권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의 손을 맞잡고 90도로 허리를 굽혀, 상견례 시작부터 훈훈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날 박 원내대표는 권 원내대표를 향해 "여야를 통틀어 원내대표 선거에서 가장 압도적으로 당선되지 않았나 싶다"고 축하해 권 원내대표의 너털웃음을 끌어냈다. 권 원내대표도 "우리 박홍근 대표는 워낙 합리적인 분으로 정평이 나있는 분"이라고 화답했다.


권 원내대표의 발언 차례에 마이크가 켜지지 않자 박 원내대표가 손수 팔을 뻗어 스위치를 눌러 켜주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아무래도 남의 집에 오니까 뭔가 다 어색하고 자연스럽지 못한 것 같다"며 웃었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이날 상견례에 대해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좋았다"고 총평했다. 다만 공개발언 도중에도 서로 선을 긋거나 뼈가 있는 말은 간간히 오갔다. 여러 난제가 겹겹이 쌓여있기 때문에 향후 원내대표간 협상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는 관측이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서로 새로 출발하는만큼 머리를 맞대고 상생과 협력의 모범적인 협치를 하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자"며 "든든하게 의지하면서 원내대표 생활을 함께 하는 것으로 생각해도 되겠느냐"고 묻자, 박홍근 원내대표는 "김기현 원내대표 있을 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의 입장은 분명하다"며 "도와드릴 것은 확실히 도와드린다. 그러나 안되는 것은 분명히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반대로 박 원내대표가 "자료요구나 증인채택을 협조해주면 인사청문회가 원활하게 잘 진행되지 않겠느냐"고 말하자, 권 원내대표는 "자료요구나 증인신청은 기준이 과거의 인사청문회 기준과 같아야지, 기준을 넘어선 과도한 자료요구는 검증의 목적을 넘어서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다"며 "민주당이 과거 여당인 시절의 기준 그대로만 요구한다면 우리도 적극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현 정권의 국무위원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 때 민주당은 숫적 우위를 가진 집권여당이라는 점을 내세워 소수야당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증인채택을 거부한 적이 많았다. 권 원내대표가 이 점을 꼬집었다는 해석이다.


공개 모두발언을 마친 박홍근·권성동 원내대표와 양당 원내지도부는 내실로 이동해 20여 분간 환담을 이어갔다. 여야 원내대표는 12일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정식 회동을 갖고 원내 현안을 논의한다.


민주당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일(12일) 양당 원내대표와 국회의장의 회동이 예정돼 있다"며 "원내수석끼리는 만나거나 통화를 통해 최대한 빨리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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