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이력, 접종 보다도 더 강한 면역인데 3차 접종?"…n차 접종 현실화 우려
입력 2022.04.10 06:42
수정 2022.04.08 21:01
방역당국, 올 가을·겨울 새로운 변이 재유행 대비…감염 이력자 3차 및 고령층 4차 접종 방침
감염 이력자 "3차 접종 하면 100% 그냥 넘어가나? 기존 백신 오미크론에 대응 힘든 듯"
"돌파 감염과 완치, 모두 없는 단어라고 들었다…백신 접종 의미 없어"
전문가 "감염 이력이 접종 횟수…부작용 위험 있는 백신, 계속해서 무조건 접종? 황당하다"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이력자에게도 3차 접종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이른바 n차 접종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감염 이력은 접종보다 더 강한 면역을 가진 것이라며 추가 접종의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확진 이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3차 접종을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2차 접종 후 확진됐다가 완치된 사람은 3차 접종을 받지 않아도 되지만 새로운 변이 출현으로 올 가을과 겨울에 또 다른 유행이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면서 재유행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당국은 감염 이력자의 3차 접종과 고령층의 4차 접종 계획 수립 검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2차 접종 후 확진돼 3차 접종 대상자에서 제외됐던 이들은 다시 등장하는 'n차 백신 접종'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2차 접종 후 올해 3월 확진된 A(43)씨는 "확진 이력이 있는데도 접종을 하라고 하면 접종하지 않을 것"이라며 "1차나 2차를 맞고 특별한 이상 증상은 없었지만, 주변에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3차 접종 후에도 이상 증상 없이 넘어갈 것이라는 보장이 없고, 지금까지 정부가 인정하는 후유증 인정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접종하기 두렵다"며 "기존 백신은 오미크론에 대응하기 힘들어 새로운 백신이 나와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40대 윤모씨는 "작년 9월 2차 접종을 완료하고 올해 3개월 만에 확진됐다"며 "오히려 코로나를 겪고 나니 백신의 효과는 없는 것 같고 다시 코로나19에 걸리는 것이 두렵지 않다"고 설명했다. 윤 씨는 "백신으로 인한 사망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에 화가 난다"며 "돌파 감염과 완치 모두 없는 단어라고 들었다. 백신 접종의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오미크론 대유행 속에서 3차 접종 후 감염된 사람들도 많았다. 지난 달 격리가 해제된 김모(27)씨는 3차 접종 후 2주가 지난 시점에 감염됐다. 김 씨는 "2차 접종 후 돌파 감염된 사람에게도 3차 접종을 권고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3차 접종 후 감염된 사람도 4차 접종을 하라고 할 것"이라며 "이렇게 가다가는 4차 접종 후에도 돌파 감염 사례가 나올 게 분명한데, 도대체 백신 접종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방역패스가 다시 시작돼 강제로 n차 접종을 하게 될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감염 이력이 접종 횟수'라고 볼 수 있다며 부작용의 위험이 있는 백신을 계속해서 무조건 접종하라는 건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4차 접종을 한 미국 같은 경우도 보면 4차 접종 후 8주 정도가 지나면 3차를 접종했을 때랑 똑같아진다"며 "부작용 걱정이 없는 백신이라면 모르겠지만 부작용 우려가 있는데도 계속해서 접종하라는 건 황당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감염이 됐던 2차 접종자는 3차 접종자, 3차 접종자는 4차 접종자라고 봐야 한다"며 "2차 접종 후에 감염된 사람들은 3차 접종보다 훨씬 오래가고 강한 자연면역을 얻게 됐다. 2차 접종 후에도 항체가 생기지 않은 사람들은 다시 접종을 해도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교수도 "감염 이력자에게 또다시 접종을 권고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확진 전에 2차 접종까지 받은 상태라면 자연면역이 형성돼 굳이 3차 접종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60세 이상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고려하고 있는 것에 대해 백 교수는 "나이가 많아도 무조건 맞을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젊은 층일지라도 면역저하자이거나 항암치료 때문에 면역 억제제를 복용하는 이들은 주기적으로 맞는 것을 권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