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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사 '룰의 전쟁'…김동연 "공정한 게임" 요구 관철될까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4.02 00:45
수정 2022.04.02 00:37

권리당원 50%·일반국민 50% 룰

金 "밖에서 오면 권리당원 한 명도

모르는데 공정하지는 않을 것"

안민석·염태영 "선수가 룰 탓하나"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룰'을 놓고 '영입파'와 '당내파' 사이의 신경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당밖에서 들어오는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권리당원 비중의 하향을 요구하는 반면, 기존 당내 주자들은 반발하는 양상이다.


민주당과 합당을 추진 중인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는 1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선 룰에 있어서 나 뿐만 아니라 (민주당) 밖에 있는 다른 좋은 분들이 들어왔을 때 '공정한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며, '경선 룰'의 변경 필요성을 제기했다.


'권리당원 50%·일반국민 50%'인 현행 경선 룰을 향해서는 "아무래도 밖에서 오는 분은 권리당원 한 명도 모르는데 공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당이 충분히 잘 조정하거나 결정하리라 믿는다"고 압박했다.


이에 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 등은 발끈했다. 기존 민주당 당내 주자로는 안 의원과 염 전 시장 외에 조정식 의원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경선을 준비 중이다.


안민석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강시사'에서 "선수가 경기장에 입장하면서 룰을 바꾸자고 하는 것은 반칙"이라며 "기존 룰의 유불리가 다 있을 것이지만 유불리 따지지 말고 기존 룰대로 하는 게 순리"라고 강조했다.


염태영 전 시장도 "선수가 경기장에 들어와서 '룰이 안 좋다' '나한테 안 맞다' 이렇게 하면 선수 도리가 아니지 않느냐"며 "민주당이 김동연 한 사람을 위한 정당은 아니다"고 반발했다.


당내 조직력은 5선 중진·3선 시장 유리
일반국민 인지도·확장성 김동연 우세
룰 건드리는데 따른 유불리 너무 뚜렷
공관위 의결로 바꿀 수는 있지만 부담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지난달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 의원과 조 의원은 5선 중진이다. 염 전 시장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래, 경기도의 수부 도시 수원에서 시장을 내리 3선 하며 12년간 재직했다. 당내 조직력은 탄탄하다고 봐야 한다.


반면 김동연 대표는 경제부총리를 지내고 지난 대선 레이스를 뛰면서 일반국민 인지도에서 앞선다. '경제'에 전문성이 강한 특장점이 있고 정파성이 옅기 때문에 중도층을 상대로 표심 호소력이 강하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시사특공대'에 출연해 "아무래도 우리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김동연 후보가 제일 껄끄럽다"며 "이분이 이념적인 성향이나 색깔이 좀 약해서 확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과는 또 달라서 사람들이 '생활정치형' '실무형', 자기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일들을 할 것인지를 많이 선호한다"며 "그런 면에서 이분이 색깔이 좀 없다보니 보수·중도 성향의 표도 잠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달 18~19일 범야권 경기도지사 후보 적합도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김동연 대표 21.8%, 안민석 의원 9.1%, 염태영 전 시장 8.5%, 조정식 의원 2.1%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따라서 권리당원의 비율을 줄이고 일반국민의 비율을 늘리면 김 대표가 유리해진다. 반대로 현행 권리당원 비율을 유지하면 상대적으로 안민석·조정식 의원과 염태영 전 시장이 유리하다.


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세 분 다 지지"
중립 의지 피력…'외풍' 작용 안할 듯
'김동연 안 세우면 본선 진다' 정도의
데이터 나와야 '룰 변경론' 거세질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대선후보 시절이었던 지난달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새로운물결 김동연 대표와 회동을 갖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이 고문과 정치개혁에 합의한 김 대표는 이튿날 이 고문 지지선언을 하고 대선후보를 사퇴했다. ⓒ국회사진취재단

'경선 룰'을 건드리는데 따른 유불리가 너무 뚜렷하다보니까 손대기가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경선 룰'은 공천관리위원회의 의결로 세부적인 내용을 바꿀 수는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불리해지는 주자들의 반발을 뚫고 밀어붙일만한 강력한 외풍(外風)이 작용하거나, 정치적 명분이 수반돼야 한다.


외풍(外風)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존재는 이재명 상임고문이다. 이 고문은 지난 대선 레이스 도중에 김동연 대표와 '정치개혁'에 합의하고 후보단일화를 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경쟁자인 안민석·조정식 의원에게도 정치적 채무가 있다. 누구 한 명에게 힘을 싣거나 '경선 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재명 고문 계열의 좌장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날 "조정식 의원 기자회견에 참석했고, 안민석 의원 기자회견에서는 소개를 했고, 김동연 전 부총리 기자회견 때는 사회를 봤다"며 "누구를 지지하는 것이냐고 물으면 '세 분 다 지지한다'고 한다"고 밝혔다. 철저한 중립을 강조한 셈이다.


외풍을 기대할 수 없다면 명분을 세워야 한다. 민주당으로서는 이재명 고문이 직전 지사를 지냈던 경기도는 6·1 지방선거에서 절대 패배해서는 안될 전략지역이다.


국민의힘이 유승민 전 의원이라는 강한 패를 꺼내든 시점에서 '김동연 대표를 내세우면 이기되 다른 후보를 세우면 진다' 정도의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공관위에서 '경선 룰'을 건드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결국 민주당과 새로운물결의 합당이 마무리되고 김 대표가 민주당 예비후보로 호명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유력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 어떤 지지율을 보일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또 다른 후보들은 우열 관계가 어떠한지에 따라 '경선 룰 전쟁'의 추이가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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