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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IPO 몸 만들기...10조 밸류 넘본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2.04.03 06:00
수정 2022.04.01 16:43

연내 상장 목표, 공격적 영업

신용대출 확대·당근마켓 제휴

“인터넷은행 정책지원 예상”

서울 종로구 소재 케이뱅크 사옥 전경 ⓒ케이뱅크

기업공개(IPO)를 앞둔 케이뱅크가 대출 금리 인하와 사업 제휴 등을 통해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다만 앞서 성공 사례를 썼던 카카오뱅크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변수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이르면 연내 IPO 일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를 목표로 케이뱅크의 IPO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지난 2월 대표주관사로 NH투자증권·씨티증권·JP모간을, 공동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하는 등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케이뱅크가 기존 계획보다 1년 앞당겨 IPO를 추진하는 것은 지난해 연간 기준 첫 흑자 달성에 성공한 덕분이다. 2020년 1054억원 손실을 냈지만 지난해 3배 이상 고객이 증가하는 등 여수신 자산규모를 늘리면서 실적 반등을 이뤘다. 국내 1위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제휴 효과가 컸다.


최근에는 대출 상품의 금리를 인하하면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31일 신용대출과 신용대출플러스, 마이너스통장 등 대출 상품 3종의 금리를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연 0.4%p 인하했다. 케이뱅크는 앞서 지난달 초에도 주요 대출상품의 금리를 최대 0.3%p 낮췄다. 다음달 1일부터 마이너스통장 상품의 최대한도도 기존 1억5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한다. 업비트에 이어 국내 최대 규모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과 제휴하는 등 고객 기반 확대 역시 꾀하고 있다.


이러한 외형 확장은 IPO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주요 비상장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케이뱅크의 기업 가치는 8조~9조원 사이다. 시장에서 케이뱅크의 상장 후 기업가치는 주가자산비율(PBR) 6~7배를 적용한 10조원대까지 언급된다. 앞서 상장한 동종기업인 카카오뱅크가 상장 당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적용한 PBR은 7.3배다. 당시 카카오뱅크는 외국계 핀테크기업을 비교그룹으로 선정해 몸값을 높였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2022년 예상 PBR을 적용할 경우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약 7조3000억원 수준”이라며 “다만 카카오뱅크를 포함해 사업 유사성이 높은 글로벌 비교그룹인 TCS그룹과 노드넷의 멀티플을 적용할 경우 기업가치는 약 10조3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주가가 큰 폭 하락한 것은 케이뱅크 IPO에 있어 불안 요인이다. 카카오뱅크는 플랫폼으로서의 강점을 인정받아 주가가 지난해 8월에 9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최근에는 5만원선에서 횡보 중이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 대비 자산과 자본규모, 수익성 측면에서 아직 열위에 있다. 다만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을 수 있는 여수신 성장률 지표 등에서 케이뱅크가 우위에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새 정부의 금융정책 기조가 금융 안정에서 경기부양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터넷 전문은행 전반의 투자가 유망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 규제 방식이 대출량 규제에서 가격 규제로 변경될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이는 은행 순이자마진 하락으로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반면 대출 활성화를 위해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와 정책적 지원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출 총량 규제를 완화하고 비대면 대출 규제를 해제한다면 비용 경쟁 우위를 확보한 인터넷전문 은행이 금리를 낮춰 점유율을 늘리려 할 것”이라며 “인터넷 전문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시장에도 뛰어들면서 은행간 대출 경쟁이 보다 더 가속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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