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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복귀 길' 닦는 친명…지선 방향타 잡고, 언급 늘리고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입력 2022.03.31 13:54
수정 2022.03.31 21:22

'이심송심' 宋 미는 친명…김동연, 출마 발표 때 7인회 배석

반발 커지는 친문 "눈높이 맞지 않아"…계파간 신경전 치열

경북 영천 은해사에서 송영길 전 대표와 만난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과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친명계 인사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복귀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 상임고문의 업적이나 공약 등을 언급하며, 당권 도전에 앞서 띄우기에 나선 모습이다. 지방선거에서도 이 고문에게 친화적인 인물들을 후보로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만약 친명계 의도한 인물들이 선출되면 이 전 지사의 8월 당대표 선출이 무난해지고 정치적 영향력도 커지기 때문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지난 30일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 "자천타천으로 출마를 고심 중인 분들이 있다. 그분들의 결심이 설 때까지 당에서는 기다려줄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전략적인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 차출설을 띄우는 것은 친이재명계 인사들이다.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측근 그룹 '7인회'의 멤버인 정성호·김남국 의원은 지난 29일 영천 은해사에 있는 송 전 대표를 찾아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송 전 대표와 이 고문의 관계는 '이심송심(李心宋心·송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를 밀어준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김 의원은 송 전 대표와의 만남 이후 자신의 SNS에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았다"며 "정말 어려운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는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희생하고 헌신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적었다.


송 전 대표는 이재명 상임고문도 최근 통화를 하고 지방선거 등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에 반발도 적지 않다. 친문 일각에선 이 고문이 지방선거를 당내 장악력을 높이는 데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친문 인사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우선 대선에서 졌다. 누구 책임이든간에 졌다. 지도부가 바로 사퇴를 했는데 바로 출마를 한다는 건 패배한 정당에 대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친명계에선 경기지사 후보로는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를 밀고 있다. 김 대표는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는데, 이날 회견에는 7인회의 정성호, 김병욱 의원이 배석했다. 다만 경기지사 출사표를 던진 조정식 의원과 안민석 의원도 친명계에 속해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이들이 이번 지선 공천에 적극 개입하는 것은 친명계에 가까운 인사들이 선출되면, 이 상임고문의 8월 당대표 선출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박홍근 원내대표 선출로 어느 정도 당내 권력지형은 이 고문 쪽으로 당겨온 상황이다.


친명계 의원들은 전당대회를 통해 이 고문의 재기를 노리고 있다. 김남국 의원은 "당 대표 출마를 말씀드리고 싶다.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전당대회에 앞서 이 고문 띄우기도 시도하는 모습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재명 후보가 '장애인 당사자 중심의 정책서비스 결정 체계를 구축하겠다' 등과 같은 다섯 개의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 일각에선 친명 그룹과 친문 그룹이 이번 지선 공천을 기점으로 계파전이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내대표 배출에 실패하며 당내 장악력을 잃은 친문으로선 입지 회복을 위해선 당대표 자리가 반드시 필요한 만큼 당내 주도권을 쥐려는 친명계와는 맞붙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어느 쪽이든 당대표 자리는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금도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8월이 다가올 수록 좀 더 치열해 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황보준엽 기자 (djk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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