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권력 ‘뭣이 중헌디’…국민 먹고사는 문제가 우선돼야 [박상인의 마부작침]
입력 2022.03.31 07:00
수정 2022.03.31 06:59
신구권력 많은 현안에서 연일 설왕설래
금리 인상·물가 급등에 국민 체감경기 최악
매끄러운 정권교체·경제회복 반드시 필요
대통령 선거가 끝난지 벌써 3주가 넘었다. 그 사이 떠나는 권력과 새로 들어서는 권력의 신경전이 만만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손실 보상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인사권 갈등,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청와대 이전 문제 등 많은 현안들에서 연일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 파탄 직전인 국민 경제를 살피는 일이 아닐까 싶다. 국민은 청와대를 관광할 수 있는지, 공기관 임원을 누가 지명했는지 보다 이번에 대통령이 바뀐다는데, 정말 이번엔 ‘살림살이 좀 나아질까’ 하는 고민부터 한다.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 선거가 끝난 탓에 신구권력은 앞으로 치러질 지방선거 등에서 승기를 잡으려고 애쓰고 있는 모습이다. 그 와중에 국민이 보일지 모르겠지만 ‘국민만 바라본다’는 정치권에서 자주 말하는 글귀로 접근해보면, 정권 이양 전 남은 시간을 다 쏟아도 모자를 만큼 대내외적으로 신경써야 될 변수들이 너무나 많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강도 긴축정책을 위해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도 올해 기준금리를 여러 차례 더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2020년부터 3년째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더 이상 돈을 빌릴 곳도, 빌릴 한도도 없다고 아우성이다. 더욱이 이미 빌려놓은 자금은 기준금리가 올라가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신구권력은 ‘힘든 일은 네가, 좋은 일은 내가’ 식의 설왕설래만 오갈뿐이다. 혹여 이들을 살릴 골든타임을 놓칠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물가는 어떤가? 정말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말이 정확할 정도다. 1만원권 지폐 한 장 들고 시장이나 마트를 가면 살 물품이 몇 개 없을정도니까 말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로 나타났다고 한다. 2014년 4월 이후 7년 11개월만에 최고치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임금이 올라가고, 기업은 제품가격을 올려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물가상승률도 2월 기준 5개월째 3%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물론, 물가 상승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문제로 시작된 물가 상승은 지난달 시작된 우크라이나 사태로 극한에 치닫는 중이다. 국민들은 늘어나는 빚에 뛰는 물가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최악의 경기를 체감하고 있다.
국민 경제에 여야 힘 싸움이 중요한가? 여당과 야당은 결국 집주인인 국민이 정해주는 것이다. 집주인의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하는데, 세입자는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을까? 국민은 매끄러운 정권교체와 경제회복 단 두 가지가 필요하다. 신구권력은 국민 먹고사는 문제 이외에 ‘뭣이 중한지’ 반드시 다시 한 번 생각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