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공무원 “은수미 시장 휴가비로 최측근에 200만원 전달”
입력 2022.03.26 09:27
수정 2022.03.26 09:27
檢, 조사 내용 제시…성남시 공무원 “특별한 날에 현금 마련하는 관행 있다고 들어”
은 시장 수행비서 “해당 공무원에게 와인 전달받아”
은 시장, 혐의 전면 부인 “무죄와 결백 밝힐 것”
경기 성남시 공무원이 은수미 성남시장의 휴가비로 현금 200만원을 시장 최측근인 정책보좌관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뇌물공여·수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은 시장의 세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성남시 공무원 A씨의 이 같은 검찰 조사 내용이 공개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당시 “비서실에서 시장님의 여름 휴가비 등을 챙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정책보좌관의 부담을 덜어주는 의미로 (2019년 7월) 현금 200만원을 준비해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이 휴가를 가거나 명절, 생일 등 특별한 날에 현금을 마련하는 관행이 있다고는 들었다”며 “내가 돈을 주면 정책보좌관 등이 나에게 고마움을 느낄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전달된 현금 200만원은 A씨가 마련한 사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A씨에게 “증인이 돈을 전달한 사실이 있는가”라고 묻자, A씨는 “기억이 불분명하다”고 답했다.
은 시장은 전 정책보좌관(4급 상당) 박모 씨와 공모해 2018년 10월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던 경찰관들로부터 수사 기밀 취득 등 편의를 받는 대가로 그들이 요구한 부정한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기소됐다.
또한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휴가비나 명절 선물 등 명목으로 박씨에게 467만원 상당의 현금과 와인 등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도 받는다.
은 시장과 함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수행비서 김모 씨는 이날 피고인 증인 심문에서 “정책보좌관 박씨가 ‘시장이 잠도 잘 못 주무시고 힘들어하시니 와인을 주겠다. 드시게 해서 잠을 푹 드시게 하라’고 했고, 와인을 전달받았다”며 “시장에게 와인을 전달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은 시장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게 덧씌워진 누명을 벗고 시민이 주신 권한과 의무를 다하고자 노력했던 제 진심과 행동이 뒤늦게라도 전달될 수 있도록 무죄와 결백을 밝히겠다”며 6·1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은 시장의 다음 공판 기일은 이달 2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