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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리와인드㉞] ‘사내맞선’ 한설희 작가, 유쾌함과 현실감의 적절한 조화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2.03.16 10:33
수정 2022.03.16 08:34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1999년 MBC 시트콤 ‘점프’로 데뷔한 한설희 작가는 이후 ‘세친구’,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3’를 비롯해 tvN 장수 시즌제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의 여러 시즌을 집필하며 시트콤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유쾌한 이야기로 웃음을 자아내다가도, 짠내 나는 현실을 반영하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곤 했다.


ⓒtVN, SBS

현재 방송 중인 SBS ‘사내맞선’을 통해 본격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했다. 코믹하고, 유쾌한 분위기가 두드러지는 드라마로, ‘얼굴 천재’ 능력남 CEO 강태무(안효섭 분)와 정체를 속인 맞선녀 직원 신하리(김세정 분)의 스릴 가득한 오피스 드라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이 드라마는 현재 8%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 뻔한 로코도 특별하게 만드는 ‘유쾌함’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4에 참여하며 틀을 다진 한 작가는 이후 시즌9에서 다시 합류, 가장 최근 시즌인 시즌17까지 꾸준히 집필했다. 주인공 이영애(김현숙 분)와 그의 가족, 직장 동료들의 일상을 디테일하게 담아내며 공감을 유발하는 작품이다.


일도, 사랑도 늘 쉽지가 않지만 늘 용기 있게 이를 헤쳐나가는 이영애의 고군분투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특히 어떤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는 씩씩함이 이영애의 매력 포인트가 됐고, 그의 매력에 푹 빠진 이들과 펼치는 로맨스가 ‘막돼먹은 영애씨’의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었다.


달달하게 사랑을 쌓아가다가도, 서로 오해하고 또 갈등하는 뻔한 과정이기도 했지만, ‘막돼먹은 영애씨’ 특유의 현실감이 그들의 로맨스를 한층 특별하게 만들었다. 연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에피소드가 담기는가 하면, 질투심에 불타 솔직한 민낯을 드러내는 등 현실감 가득한 전개로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던 것. 이를 통해 마냥 설레고 애틋한 멜로가 아닌, 유쾌하게 웃으며 볼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을 느끼게 했다.


‘사내맞선’을 통해 본격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한 한 작가는 여전히 유쾌함을 잃지 않았다. 우연히 가짜 연애를 시작하고, 결국에는 서로에 대한 마음을 가지게 되는, 전개 자체는 특별할 것이 없는 작품이다. 그러나 가짜 연애를 시작하게 된 계기인 거짓 맞선 과정이 코믹하게 그려져 웃음을 유발하는가 하면, 정체를 숨기기 위해 애쓰는 신하리의 고군분투가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를 통해 한층 특별한 가짜 연애 서사를 만들어낸 한 작가가 이후 어떤 디테일한 서사로 시청자들의 강한 몰입을 끌어낼지 궁금해진다.


◆ 김현숙→김세정, 한설희 작가의 사랑스러운 여자 주인공들


결혼 직전 이별의 아픔을 겪고 울기도 하고, 일이 마음처럼 안 풀려 속상하기도 하지만, 늘 웃으며 위기를 극복하는 이영애의 존재는 ‘막돼먹은 영애씨’가 오래 이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다. 가끔은 엉뚱한 사고를 쳐 답답함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그의 짠내 나는 일상이 마치 나, 또는 내 주변인을 보는 것 같아 그를 응원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사내맞선’의 신하리 또한 솔직하고, 당당한 면모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친구 대신 나간 맞선에서 깽판을 치다 오히려 망신을 당해 웃음을 유발하다가도, 오래 짝사랑하던 이민우(송원석 분)에게 연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오열할 때에는 짠한 감정이 생기기도 한다.


엉뚱하면서도 유쾌한 신하리를 러블리하게 소화해낸 김세정에게는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망가짐도 불사한 배우의 연기도 물론 뒷받침이 됐겠지만, 웃음과 눈물을 고루 담아내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탄생시킨 한 작가의 내공이 빛나는 부분이기도 했다. 강태무가 신하리의 마음을 얻기 위한 구애를 시작한 만큼, 신하리가 또 어떤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게 될지 기대를 모은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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