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왕따는 푸틴 탓"…푸틴 "서방 제재는 선전포고"
입력 2022.03.06 05:19
수정 2022.03.06 05:17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시행 중인 서방의 제재가 선전포고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에서 방영된 러시아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승무원들과의 면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가 이 같은 제재에 맞서 강력한 대응 조처를 해나갈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을 통해 모든 군사인프라와 방공시스템이 파괴됐다"면서 "군사 인프라 파괴 작전이 거의 종료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작전은 (러시아군)총참모부가 설정한 계획과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설정된 모든 과제를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비무장화되고 비나치화되고 중립적 지위를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러시아에 계엄령을 선포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현재 그런 상황을 경험하고 있지 않으며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과제를 수행할 충분한 전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떤 나라든 우크라이나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는 경우 러시아는 이를 무력 분쟁 개입이자 러시아군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에서 물려받은 핵무기 제조 기술을 갖고 있고 그것을 생산할 수 있으며 서방이 이 일을 도울 수도 있다"면서 "그것은(우크라이나의 핵무기 개발은) 러시아의 삶을 바꿔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美, 전쟁 중단 및 우크라 재건 조건으로 제재 해제 가능성 거론
"러시아를 국제무대에서 왕따로 만든 건 푸틴 대통령"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정무 담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전쟁 중단 및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을 조건으로 제재 해제 가능성을 거론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정무차관은 이날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인터뷰에서 대러시아 제재와 관련해 "만약 그(푸틴)가 이 전쟁을 끝내고, 우크라이나의 재건과 평화 재수립을 돕고 자주권과 영토 보전 및 존재할 권리를 인정한다면 제재는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를 국제무대에서 왕따로 만든 건 푸틴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유엔 긴급특별총회의 규탄 결의안을 거론, "141개 나라가 러시아의 침략을 규탄했다"며 "푸틴은 이 상황을 끝낼 수 있다. 우크라이나와 돈바스에서 철군할 수 있다"고 했다.
뉼런드 차관은 "우리의 모든 만남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결코 침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라며 "그들이 거짓말을 멈출 준비가 됐다면, 폭탄 공격과 포격을 멈출 준비가 됐다면 당연히 세계는 대화할 준비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침공과 서방의 합동 제재를 '2차 냉전의 시작'으로 비유한 질문에는 "누구도 신냉전을 원치 않는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이 전쟁을 끝내고 우크라이나에서 나가지 않는다면 산하 국가 무리와 '작은 섬'에 고립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뉼런드 차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한 범죄로 세계 나머지 국가로부터 완전한 경제적·기술적 고립을 겪는 동안, 우리 141개 나라는 나아가 번영한 미래를 구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