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2] KT 기술 만난 휠체어의 변신…자동주행에 ‘응급콜’까지
입력 2022.03.02 09:01
수정 2022.03.02 09:01
전동 휠체어에 AIoT 접목…장애물 알아서 회피
병원·요양원 ‘실내’ 최적화…국산화로 편리하게
그동안 무겁고 투박해 조작하기 불편할 것 같다는 인식이 있었던 전동 휠체어가 KT 기술을 만나 확 달라졌다. 세련되고 가벼워진 외관은 기본,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똑똑해지기까지 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산업 전시회 ‘MWC 2022’에 마련된 KT 전시부스에서 자동보조주행을 지원하는 ‘지능형사물인터넷(AIoT) 전동휠체어’를 살펴봤다.
자동보조주행이란 완전한 자율주행과는 다른 개념이다. 말 그대로 탑승자가 설정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보조해주는 역할을 한다.
평범한 휠체어가 안정적인 자동보조주행을 할 수 있게 된 비결은 KT의 롱텀에볼루션(LTE)·5세대 이동통신(5G)과 ‘라이다(LiDAR)’ 기술 덕분이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춰 주변 사물이나 지형지물 등을 감지하고 이를 3차원(3D) 영상으로 모델링하는 기술이다. 휠체어에 라이다를 달아 주변 공간 데이터와 지형지물을 자동으로 인식하면 연동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지도를 만든다. 앱에서 원하는 곳을 찍으면 마치 내비게이션처럼 별도의 조작 없이 편리하게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다.
아무리 편리해도 그보다 중요한 건 안전이다. 자동보조주행 중 갑자기 사람이나 장애물이 끼어들면 센서가 이를 알아차리고 재빨리 멈춰 설 수 있도록 했다.
이 휠체어는 마이크로모빌리티 이동체 플랫폼 전문기업 하이코어와 협력해 나온 결과물이다. KT는 지난해 3월 하이코어와 협약을 체결하고 이 제품을 함께 개발했다. 기존에 쓰던 휠체어에 양쪽 바퀴만 전동휠로 바꿔 달면 완전히 새로운 제품으로 변신하도록 만들었다.
박동현 하이코어 대표는 전시장에서 제품을 시연해보이며 “바퀴를 사출금형으로 제작해 튼튼하고 안정감이 있도록 내구성을 높였다”며 “휠을 삼각형으로 만들어 충격을 분산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통신이 끊겨도 갑자기 멈추거나 장애물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온디바이스 단말로 학습된 엔진을 가동해 단말 자체에서 동작하도록 했다. 제품 무게는 약 30kg이며 차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경량화 한 것이 강점이다.
전동휠체어 조이스틱에는 탑승자의 자세와 충돌유무, 이상상황 발생 등의 위급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 기능들을 넣었다. 조이스틱 위 버튼을 누르면 음성으로 ‘비켜주세요’와 같은 경고음이 나오도록 설정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응급콜’ 기능이다. KT는 휠체어 주행 중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조이스틱에 응급콜 버튼을 마련했다.
조영빈 KT 기업IoT플랫폼사업팀 차장은 “갑자기 탑승자의 건강이 악화하거나 휠체어가 넘어지는 등 위험한 상황이 생길 경우 이를 감지하고 미리 등록한 번호에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이나 요양원 등에서 사용하면 휠체어에 탑재된 위성항법장치(GPS)로 흩어져 있는 휠체어들의 위치를 찾고 다 쓴 것은 자동으로 정해진 자리로 되돌아가도록 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 첫 납품처도 병원이다. KT는 올해 9~10월중앙보훈병원에 휠체어 200여대를 납품할 계획이다. 그동안 이 병원은 일본 야마하 제품을 쓰고 있었는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국산 제품으로 교체하게 됐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양사는 전동휠체어를 시작으로 IoT가 연동된 전기자전거, 전동화물카트 등 다양한 마이크로모빌리티 제품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일범 KT엔터프라이즈부문 기업무선플랫폼사업담당 상무는 “기존 IoT 시장은 주로 공공영역 위주였는데 앞으로 민간 시장으로 확산하는 기회가 많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며 “무선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